지방금융권, 디지털금융센터 및 은행·증권 복합점포로 고객유치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광주·전남지역 대표 은행인 광주은행이 현장영업과 비대면영업을 적절히 병행하며 자산 유치를 꾀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비대면 전용창구를 통해 올 상반기에만 자산 1조원을 유치하는가 하면, 우수한 상품 판매실적을 거둔 행원을 '세일즈명장'으로 우대해 질적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평가다. 

   
▲ 광주은행은 영업지점 우수 행원을 ‘세일즈명장’으로 칭해 사기를 돋우게 하는 ‘신(新)광은명장제도’를 도입했다. / 사진=광주은행 제공


‘골리앗’ 시중은행과 ‘혜성’처럼 나타난 인터넷은행 사이에 끼어있는 지방은행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고전하는 가운데, 광주은행의 영업수완이 주목받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광주은행은 디지털금융과 강화된 현장영업을 병행하며 고객자산 유치를 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1월 신설된 비대면 전용 창구 ‘디지털금융센터’는 대면채널과 동일한 수준의 종합상담서비스를 갖춰 올 상반기에만 자산 1조원을 초과 유치했다. 

디지털금융센터는 고객을 디지털 거래 점수로 세분화하고, 고객의 특성 및 니즈를 파악해 전담직원을 배치하는 맞춤형 금융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비대면이지만 원스톱 상담으로 고객의 상품가입과 애로사항을 실시간으로 응대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집토끼’인 VIP고객을 위한 특화서비스도 펼치고 있다. 광주은행은 스마트뱅킹에 ‘VIP상담예약서비스’ 전용코너를 만들어 고객들이 전담직원과 채팅·영상통화·유선상담 등 비대면으로 수신·여신·절세·기타 업무 등을 상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금융권이 코로나19로 대면영업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비대면에 현장영업기법을 녹여내 돌파구를 마련한 모습이다. 

실시간 원스톱 상담은 어떻게 해결할까. 광주은행은 여·수신 종합상담과 디지털 영업 역량을 보유한 전문직원들을 대거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은행에 따르면 현재 이 센터에서 근무 중인 전문인력은 22명으로, 비대면 상품개발·마케팅·관리 등에서 식견을 갖춘 인재들이다. 이들을 전진 배치함으로써 디지털금융의 취약점일 수 있는 CS업무를 광주은행만의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설명이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전자명함, 문자 등을 통해 비대면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비대면 우대상품 등을 별도 개발했다”며 “특히 비대면 중금리대출 상품인 프라임플러스론의 인기몰이로 여신자산이 크게 증가했다”고 자산증대 배경을 설명했다.

광주은행의 노력은 여‧수신잔액에도 드러나고 있다. 광주은행 IR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총여신잔액은 20조 72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18조 9095억원 대비 1조 8146억원 불어났다. 총수신잔액은 지난해 3월 말 21조 9225억원에서 1조 7705억원을 추가 유치해 같은 달 23조 6930억원을 기록했다.

   
▲ 사진 왼쪽부터 박정홍 DGB자산운용 대표, 김성한 DGB생명 대표, 임성훈 DGB대구은행장, 송원복 대구은행 서울영업부장, 송해경 강북WM센터장,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 서정동 DGB캐피탈 대표. / 사진=DGB금융그룹 제공


최근 인터넷은행과 핀테크의 등장으로 금융권에서는 오프라인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금융권은 디지털금융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각자만의 방식으로 수익 극대화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계열사와의 제휴로 수도권지역을 공략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대표적으로 DGB대구은행은 그룹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과 손잡고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디그니티(DIGNITY) DGB금융센터'를 지난 7일 개장했다. 

신설 센터는 대구은행 서울영업부와 하이투자증권 강북WM센터가 결합한 것으로, 은행과 증권이 한 공간에서 시너지 영업을 통해 고객 맞춤형 원스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DGB금융은 고객 기반이 우수하고 금융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복합점포를 세워, 은행과 증권이 쌓은 자산관리 노하우를 영업현장에 녹여내겠다는 방침이다. 

DGB금융은 이번 복합점포 개점으로 서울 2개(강남·DGB금융), 대구 3개(본점·제2본점·월배), 부산 1개, 대전 1개 등 총 7개의 복합금융센터망을 갖추게 됐으며, 올 하반기에는 여의도센터를 개점할 방침이다.

온라인과 함께 인재 중심의 필드영업을 강조하는 ‘하이브리드’ 영업도 주목할만한 요소다. 실제로 개인대출·신용카드·소액 예적금 등의 소매금융이 비대면 위주로 이뤄지고 있지만, 규모가 큰 기업여신과 수신거래가 여전히 대면으로 이뤄져 자산유치 측면에서는 대면영업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평가다. 

광주은행은 이 점을 고려해 영업지점 우수 행원을 ‘세일즈명장’으로 칭해 사기를 돋우게 하는 ‘신(新)광은명장제도’를 도입했다. 직원의 영업활동을 신뢰성 있는 지수로 평가해 포상 및 격려하는 광주은행만의 특색있는 제도다. 

여신·수신·카드·PB·포용·외환·고객기여·영업지원 등 총 8개 부문으로 나눠, 반기 단위로 세일즈 명장을, 연말에는 선정된 명장 중 ‘광은 명장’을 선정한다. 광주은행 측은 이 제도가 상위 우수행원 뿐만 아니라 중‧하위 행원에게도 동기부여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점점 비대면 채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한계는 존재한다”며 “영업점이 비대면 채널의 한계를 채워주고, 폭넓은 고객상담과 자산증대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에도 온오프라인 병행방식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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