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위해 작성되지 않아…가장 중요한 것은 그룹 지분율"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의 ‘프로젝트G’가 대주주 지배력 강화 목적이 아니라 그룹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지배구조 전반을 검토한 보고서라는 진술이 나왔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박사랑 권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의혹에 관한 공판기일에서 전 삼성증권 직원 한모씨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한씨는 과거 삼성증권에 근무하면서 미래전략실과 함께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관해 자문했고, 2012년 프로젝트G에 작성에 참여했다.

이날 한씨는 “프로젝트G 문건은 순환출자 해소, 지배구조·사업구조 개선에 포커스를 맞췄다”며 “예상 규제를 충족하면서 삼성 기업집단의 경영권 유지 방안을 검토한 보고서”라고 말했다.

변호인이 ‘프로젝트G가 그룹 차원이 아니라 개인에 대해 검토했냐’고 묻자 한씨는 “그러지 않다”고 답했다. 총수 일가의 승계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프로젝트G 작성은 2012년 당시 순환출자 규제와 금산분리 강화 등 신규규제가 영향을 미쳤다고 한씨는 설명했다. 지분매각과 의결권 제한 등의 경영 불안요소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한씨는 “금산결합이나 순환출자 이슈가 있는 구조 해소에 대해 검토 했다”며 “대주주의 지분 매입, 타회사의 지분 보유 방안 등 규제를 충족하면서 경영권을 안정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했다”고 했다.

한씨는 프로젝트G 보고서에 담긴 대주주 지분 증가에 대해서도 진술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그룹의 지분율이다. 대주주 지분율은 구성 요소 중 하나”라며 “결론적으로 그룹 지분율이 중요했다. 규제 등을 고려했을 때 대주주와 계열사 등 그룹 지분율이 고려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G에 담긴 ‘승계’라는 표현이 개인의 경영권 승계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한씨는 “승계라는 것이 그룹 차원의 대주주와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경영권 유지”라며 “승계가 발생할 수 있으니 그룹 차원에서 (지분율)이 줄어들지 않게 하자는 취지로 기술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한씨는 ”전체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승계를 실제 가정하고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았다“며 ”대내적으로 승계 발생 시 지배력이 줄 수 있고, 대외적으로는 규제가 발생해 그룹 지배력이 줄어들 수 있는 부분에 대비했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프로젝트G가 2012년 12월 쯤 수립돼 이듬해부터 이 보고서의 계획대로 승계작업이 진행됐고,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으로 상황이 급변하면서 제일모직(옛 에버랜드) 상장 등이 추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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