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검사 이미 돌입…내주부터 '부동산 분야' 집중 점검할듯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감독원이 올해 4개 증권사에 대한 ‘종합검사’를 예고한 가운데, 다음 주 메리츠증권이 첫 대상이 됐다. 특히 그동안 대폭 증가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분야에 대한 점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종합검사의 강도에 따라 나머지 세 곳에 대한 검사 수위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업계 전체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사진=메리츠증권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다음 주부터 국내 금융사들에 대한 종합검사에 착수한다. 종합검사는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의 ‘업무 전반’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가장 강도가 높은 검사로 손꼽힌다. 당국이 문제점이 발견하게 되면 검사대상 회사에 제도개선을 요구하거나, 심지어 임직원의 제재를 요구할 수도 있다.

본격적인 검사에 앞서 이번 주부터 이미 사전검사가 시작됐다. 메리츠증권에 대한 이번 종합검사는 부동산PF를 비롯해 내부통제, 소비자보호, 파생상품 및 사모펀드 취급현황 등 영업 전반에 걸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분야는 역시 부동산PF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란 부동산개발을 하는 시행사에 신용공여, 채무보증 등을 통해 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을 지원해주는 금융상품 운용을 의미한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인수합병과 부동산PF 방식으로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자기자본 5912억원 수준이었던 메리츠증권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4조 7644억원의 대형증권사로 성장한 상태다.

여기에는 지난 2018년 이후부터 크게 높아진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영향을 줬다는 데 전반적인 시각이 일치한다. 대신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지난 2019년 214.2%까지 높아졌다가 작년부터 낮아지기 시작해 올해 1분기 기준 82.5%까지 떨어진 상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9년 무렵부터 부동산PF 익스포저에 대한 ‘건전성’을 강조하면서 증권사들이 과도하게 부동산PF를 확대하는 것에 대한 경고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채무보증에서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아질 경우 부동산 경기 하락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메리츠증권은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맞춰 지난 2019년부터 꾸준히 부동산 재매각을 통해 채무보증 규모를 관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제까지 주요 성장동력 역할을 해온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대체할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문제가 부상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맞이한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는 비단 메리츠증권 뿐 아니라 업계의 뜨거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에 대한 첫 종합검사에서 당국이 보여줄 검사 방향과 수위가 앞으로의 ‘기준’이 될 것”이라면서 “다음 종합검사 대상 기업이 결정되지 않아 타사들의 관심이 더욱 커져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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