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과 코로나19 여파 집 밥 수요 증가…국내산 쌀 가치 급등
식품업계서 우리 쌀 활용 제품 출시 오히려 늘어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지난해 장마와 태풍 등 기상이변으로 국내산 쌀의 가치가 급등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집 밥 수요 증가 등으로 우리 땅에서 나는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13일 식품업계는 이 같은 소비경향을 고려해, 국내산 쌀을 활용한 제품을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지평 생 쌀막걸리, 오비맥주 한맥, 투썸플레이스 우리쌀베리무스 케이크, 웅진식품 아침햇살 미유./사진=각 사 제공


전통 막걸리 제조업체 지평주조의 주력 제품 ‘지평 생 쌀막걸리’는 국산 쌀을 사용하고, 전통 방식을 구현한 주조법을 적용했다. 알코올 도수 5도의 저도주다. ‘지평 생 쌀막걸리’ 매출은 2017년 110억원, 2018년 166억원에서,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이후인 2020년 역대 최고 매출인 3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230억원 대비 34% 가량 성장했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최근 자신을 위한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먹거리 선택에 있어 성분이나 품질을 꼼꼼히 살피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0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수입쌀을 주원료로 하는 국산 막걸리를 국내산 쌀로 대체할 경우 평균 1355원 추가 지불해 구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비맥주는 지난 2월 국산 쌀을 사용한 ‘한맥(HANMAC)’을 출시했다. 한국적인 맛을 위해 우리 국민의 주식이자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쌀’을 사용했다고 오비맥주는 설명했다. 

한맥 알코올 도수는 4.6도다. 오비맥주는 지역 농부들과 직접 계약을 맺고, 품질 좋은 국내산  쌀만을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한맥 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오비맥주는 경기도 이천 공장에 위치한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지속적으로 제품에 대한 연구와 테스트를 벌였다.  
 
광주요 그룹의 대표적인 증류식 소주 브랜드 ‘화요41’은 코로나19 이후 홈술, 홈칵테일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칵테일 베이스로 재조명 받고 있다. 

화요41은 국내산 쌀과 지하 150m 천연 암반수로 만든다. 광주요에서 특별 제작한 옹기에 숙성시킨다. 옹기는 숨을 쉬며 내부의 열을 발산해 보존율을 높이고, 불필요한 잡냄새와 독한 맛을 없앤다. 41도의 높은 도수에 비해 목 넘김이 좋다는 평이다. 

웅진식품은 올해 5월 식물성 쌀 음료 ‘아침햇살 미유’를 선보였다. ‘아침햇살 미유’는 국산 쌀에 쌀눈에 함유된 영양소 중 하나인 ‘가바(GABA)’를 더했다. 억제성 신경물질인 가바는 스트레스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제품은 국내산 쌀만을 사용한 점 등을 내세워 한국비건인증원에서 비건 인증을 받았다.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는 우리 쌀로 만든 ‘글루텐 프리’ 케이크 2종을 출시했다. 우리쌀 베리 무스는 우리 쌀로 만든 케이크 시트에 우유 무스크림, 베리 쥬레가 조화를 이룬다. 하얀 무스에 부드럽게 씹히는 쌀알을 넣었다. 

통계청에서 지난 6월 발표한 ‘5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쌀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30.20(2015=100)으로 1년 전보다 14.0% 올랐다. 2019년 3월(15.3%) 이후 최대 상승이다.

쌀을 주원료로 하는 상품들의 가격도 잇달아 올랐다. 지난 5월 공산품 막걸리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4.9% 올랐다. 1999년 1월(17.0%) 이후 22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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