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석유화학 시황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중국을 비롯한 국내외 설비 증설이 이어지는 등 수급 둔화가 우려되고 있으나 2분기 실적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6월 둘째주 납사크래커(NCC) 업체 스프레드는 톤당 390달러로, 3월 중순 대비 절반 가량 떨어졌다. 고밀도폴리에틸렌(HDPE·375달러)과 폴리프로필렌(PP·430달러) 스프레드도 전월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에틸렌글리콜(EG·211달러)과 스티렌부타디엔 고무(SBR·529달러) 및 프로필렌옥사이드(PO·1265달러) 스프레드도 동반 하락하는 등 전반적인 마진이 축소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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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LG화학 대산공장·롯데케미칼 울산공장·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울산공장 전경/사진=각 사 |
그러나 업계는 LG화학이 2분기에도 석유화학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1조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다운사이클 진입 걱정은 '기우'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덕분에 경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리콜 결정으로 4000억원 규모의 비용이 지출되는 것도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 합의금 일부 인식이 만회할 것으로 보이며, 4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탄소나노튜브(CNT) 플랜트도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도 6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을 받고 있다. 수치로 보면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하겠으나, 대산공장 보수 및 미국 모노에틸렌 글리콜(MEG) 설비 가동 차질에 따른 기회손실을 고려하면 실제 이익을 늘어났다는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6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는 등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ABS) 등 합성수지 시장 위축 속에도 오히려 실적이 개선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B라텍스의 수급이 빠듯하고, 범용고무도 타이어 수요 확대 덕분에 수익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도 케미칼부문의 주력제품 폴리염화비닐(PVC) 등이 실적 향상을 견인, 27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인프라·건설 호조 등에 따른 것으로, 헬스케어 소재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태양광부문도 모듈 판매 사업 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나, 셀·모듈 가격 인상 및 주거용 설치 수요 증가 등 반등의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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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SKC HPPO 공정·효성 울산 용연공장·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 공장·롯데정밀화학 공장/사진=각 사 |
SKC에서는 프로필렌글리콜(PG)과 동박이 쌍두마차 역할을 맡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SKC가 13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전분기 대비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리 가격 인상에도 SK넥실리스의 실적이 늘어나고, 미국을 덮친 한파로 인해 아시아로 공급되는 PG물량이 감소하면서 정밀화학부문 수익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효성그룹 산업자재부문 분할로 설립된 효성첨단소재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45%로 1위를 질주 중인 타이어코드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900억원 수준으로, 올해 들어 중국 승용차 및 유럽·미주 트럭을 중심으로 타이어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스틸코드 생산 중단 및 베트남 추가 생산을 비롯해 구조조정에 따른 이익 확대도 예상되고 있다. 효성화학도 전방산업 호조 등 NF3 사업의 영업이익이 향상되고 폴리케톤도 판매량 증가로 적자폭이 축소되는 등 수익성 개선이 진행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 소비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나, 신흥국 생산 부진으로 제조업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너무 높아졌던 시황이 막연한 두려움의 근거로 작용하는 것 같다"면서 "환경규제 강화 등이 설비 가동률 상승폭에 제한을 거는 등 역내 설비 증설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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