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이베이코리아 새주인으로 신세계그룹이 유력해지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경영능력도 재조명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SSG닷컴의 투자를 유치하고 네이버와의 협력을 도모할 때 정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심지어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경기도 판교의 네이버 본사를 직접 찾아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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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신세계그룹 |
이마트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유통 강자로 자리매김했던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강자로 올라서게 된다면, 그 공은 정 부회장의 몫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는 이마트-네이버에 본입찰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세계그룹 측은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 받은 게 없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지난 16일 공시를 통해 "2021년 6월 7일 이베이코리아 유한책임회사 지분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하였고, 매도자인 eBay Inc.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 확정된 바 없다"라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베이와 신세계그룹이 막판 조율을 하고 있으며 사실상 인수를 확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기준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20조원이면 SSG닷컴은 4조원이다. 이를 합치게 되면 24조원 수준으로,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네이버(28조원 추정)에 이어 이커머스 시장 2위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도 2020년 기준 이베이코리아는 12%, 네이버는 18%, 쿠팡은 13%로 추정된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SSG닷컴 점유율 3%를 고려하면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이마트-네이버의 점유율은 33%로 쿠팡에 크게 앞선다.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는 이마트가, 나머지 20%는 네이버가 각각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이마트와 네이버의 지분스왑 이후에 이베이코리아까지 공동으로 인수하게 되면 네이버-이마트-CJ대한통운이라는 연합전선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이 네이버와 우호관계를 형성하고 SSG닷컴의 투자를 유치하는 자리에서는 항상 정 부회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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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베이코리아 |
정 부회장은 2018년 10월 해외 투자운용사 '어피니티(Affinity)', '비알브이(BRV)' 등 2곳과 온라인 사업을 위한 1조원 투자 유치를 확정하는 자리에 있었다.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지금까지 신세계그룹의 성장을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담당해 왔다면, 앞으로의 성장은 신설되는 온라인 신설 법인이 이끌게 될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 역량을 모두 집중해 온라인 사업을 백화점과 이마트를 능가하는 핵심 유통 채널로 성장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신설 법인의 물류 및 배송인프라와 상품경쟁력, IT기술 향상에 1조7000억원을 투자,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국내 온라인 1위 기업으로의 도약대를 마련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또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직접 판교의 네이버 본사를 직접 찾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났다. 이후 3월에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2500억원 규모의 주식 맞교환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기업에서 온라인을 아우르는 대형 유통업체로 거듭난다면 그 공은 분명 정용진 부회장일 것"이라며 "정 부회장은 이커머스 시장 확대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투자를 유치하고 네이버를 직접 찾아가 합의를 이끌어낸 주역"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한 오픈마켓 시장의 성장률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은 리스크이다. 향후 이베이코리아는 성장세보다는 점유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기 때문이다.
KB증권 박신애 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현실화될 경우 이마트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며 핵심 사업인 SSG닷컴의 기존 성장 스토리를 뛰어넘어, 이커머스 시장 2위 사업자로 등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오는 하반기 중에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가 가시화되면, SSG닷컴의 외형 또한 한단계 성장하는 발판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오픈마켓 업체들의 성장률이 최근 뒤처진 점, 인수 이후에 물류 관련 Capex 부담 (풀필먼트 투자 등) 우려 등은 여전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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