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신용공여기간 늘린 복합할부 상품 출시 준비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카드업계와 현대자동차가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두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카드사가 출시 검토 중인 신(新) 복합할부 상품이 양측간 원만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 카드사들은 현대자동차와 가맹점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자동차복합할부 수수료율을 놓고 협상을 진행중이다./뉴시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오는 15일 현대차와 가맹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지난달부터 협상을 진행중이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3월말 가맹점 계약 기간이 만료로 재계약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자동차복합할부는 차량을 구매하는 방법 중 하나다. 고객이 카드로 차량을 구매하면 자동차사에 캐피탈사가 구매대금을 지급하고 고객에게 매달 할부금을 받는다. 카드사는 자동차사로부터 가맹점 수수료를 받아 캐피탈사와 나눠갖고 일부를 고객에게 캐쉬백 등의 혜택으로 주는 구조이다.
 
현대차는 복합할부의 신용공여기간이 30일 가량인 일반 카드결제거래와 달리 1~2일정도 짧은 기간이어서 자금조달비용 등이 거의 없다는 이유로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낮게 적용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은 신용공여기간을 일반 카드결제거래처럼 30일 가량으로 늘린 신 복합할부 상품을 준비 중에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신용공여기간을 늘린 복합할부 상품 준비를 위해 협의를 마무리 중이고 조만간 선 보일 것"이라며 "신용공여기간을 늘리게 되면 일반결제와 동일해 신용카드 거래와 동일한 거래, 동일한 원가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롯데카드 관계자는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준비중에 있다""협상이 진행되면 기존 복합할부상품과 신 복합할부를 두고 협상을 진행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현재 협상을 진행중인 신한카드는 신 복합할부 상품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신 복합할부 상품 출시 계획은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완전히 안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복합할부 상품 출시를 위해 카드사와 캐피탈사간의 협상은 거의 마무리 단계다. 신용공여기간을 늘림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자비용 부담을 두고 의견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카드사와 큰 틀에서는 이미 합의한 상태"라며 "신용공여기간을 30일로 연장하면서 0.2% 가량의 이자비용이 발생하게 돼 해당 이자비용을 누가 얼마나 더 부담할지에 대한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신용공여기간을 늘림에 따라 추가 발생되는 비용까지도 감수하고 복합할부상품을 유지하지 않으면 중소형 캐피탈사의 경우 현대, 기아차를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신 복합할부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다. 이에 따라 신 카드복합할부 조율 역시 협상 진행에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자동차업계는 신용공여기간을 연장한다고 해도 카드사가 캐피탈사와 자동차사 중간에서 가맹점 수수료를 가져가면서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는 기본구조는 동일한데다가 자동차는 기본 가격이 1000만원이 넘는 큰 단위로 이에 따른 수수료 부담도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카드사의 변형된 복합할부 출시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신용공여기간을 늘린 상품도 카드사가 끼여들어 인센티브를 가로채가는 기본구조와 같다보니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 협회 관계자는 이어 "일반 카드결제거래에서는 카드사가 리스크를 책임지지만 복합할부는 할부금융사가 리스크 책임을 진다""신용공여기간을 늘린다해도 결국 눈가리고 아웅인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새로운 상품을 개발했다고 하지만 불필요한 신용공여기간을 늘린다고 해도 기본의 구조 자체가 변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변형된 복합할부 상품을 내놓으면 거기에 대한 검토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