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해태제과에서 허니버터칩이 어떻게 나왔는지 아십니까? 크라운제과가 해태제과를 인수할 때 R&D(연구개발)팀을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대우증권은 금융회사가 아닌 콘텐츠를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홍성국 KBD대우증권 사장(사진)이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독보적 PB(프라이빗 뱅커) 하우스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수익이 급감하고 있어 리테일(WM·지점영업) 분야의 축소를 서두르고 있는 다른 증권사와는 달리 지나치게 IB(투자은행),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분야에 쏠려있는 대우증권의 수익구조를 국내 최고 수준의 PB 하우스로 키워 균형을 찾겠다는 의도다.

홍 사장은 “대부분 증권사 인력의 60% 이상이 리테일에 배치돼 있다”며 “수익이 안 난다고 이 부문의 구조조정을 지속하는 것은 반대로 나머지 부문의 성장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쪽을 아무리 잘해도 리테일이 부실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지적이다.

홍 사장은 “균형 손익구조 구축의 핵심은 리테일 정상화”라며 “KDB대우증권을 ‘독보적 PB 하우스’로 만들어 다른 사업부문과의 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사장은 “PB를 잘하면 IB업무까지 잘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며 "PB와 IB업무를 함께 할 수 있는 PIB센터를 만들어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사람에 대한 R&D투자가 중요한 만큼 PB교육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한국 내 최고 수준의 콘텐츠를 가진 PB로 육성하기 위해 6주 정도 입문 교육 후 지점에 배치해 온 신입 직원들도 전문성 강화를 위해 양성기간을 크게 늘려 6개월 교육 이수 후 지점으로 발령 낼 계획이다.

홍 사장은 “교육이 6개월이지만 실질적 기간은 8개월로 늘어난다”며 “한 해의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다는 각오로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은 신규 수익원 확보를 위해 사업부문별 전략도 제시했다.

우선, IB사업부문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정비된 기업금융부문과 투자금융부문, 기업여신 등 상호 상승효과를 통해 진정한 투자은행로 발전, 종합금융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S&T사업부문은 아시아 톱으로 도약을 위해 시장환경, 금리인상 등 국가별 상황을 고려한 전략을 통해 이머징마켓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해외자산 등 기초자산 다양화를 통한 하이브리드(원자재, 지수 등 혼합) 신상품 개발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해외사업부문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IB, 트레이딩 하우스의 경쟁력을 활용해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체투자, 자산운용 등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면서 다양한 해외 금융상품도 국내 투자자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성공적인 해외진출 모델로 인정받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경우 IB업무, 기관영업 확대 등을 통해 종합증권사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자신을 둘러싼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해 홍 사장은 “이미 서금회 논란이 나오기 전에 사장으로 내정됐다”며 일축했다.

대우증권 매각과 관련해서는 “팔리는 입장에서 매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입장은 아니다. 매각 이야기에 신경 쓰지 않고 우리만의 기업문화를 키워나가는 과정을 밟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학연, 혈연, 지연, 나이, 성별, 사(社)연, 직급, 영역 등 8가지에 연연하지 않으니 인사가 가장 쉬웠다”는 홍 사장은 “2015년은 대우증권이 지속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