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는 공감하지만...정책효과는 글쎄"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융당국이 다음 달부터 만 39세 이하 청년과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최대 40년 초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등 정책모기지를 시범 도입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성은 떨어지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의 집값이 급등해 혜택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오히려 40년이라는 기간은 일반적인 근로소득이 발생하는 시기와도 격차가 크게 벌어져 정책적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 사진=미디어펜
 

22일 금융권 및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서민‧실수요자 금융지원 방안으로 만 39세 이하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 상품에 40년 만기 대출을 도입한다. 보금자리론은 주택 가격 6억원 이하, 연소득 7000만원(신혼부부8500만원) 이하면 최대 3억6000만원까지 고정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한도는 3억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적격대출은 주택가격 9억원 이하면 최대 5억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으로 소득제한은 없다. 적격대출은 은행이 판매한 주택담보대출의 채권을 주택금융공사가 넘겨받아 유동화를 해주는 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청년층의 내집 마련과 주거 안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현재 소득이 많지 않은 청년가구의 만기를 연장함으로써 원리금 상환 부담이 축소될 것"이라며 "40년 모기지는 만기 내 고정금리로 제공돼 금리상승 위험에 대한 부담이 없고, 3년 이후부터는 목돈이 생기면 수수료 없이 원금을 더 빨리 상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보금자리론으로 3억원을 대출받아 6억원의 집을 산다고 했을 때 30년 만기(고정금리 연 2.85%)일 경우 매월 124만원씩 갚아야 한다. 그러나 40년 모기지(고정금리 연 2.90%)가 되입되면 월 106만원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설명과는 달리 "정책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 상환 기간이 늘어나면 매월 갚아야 하는 이자는 줄지만, 대출만기 기간이 늘어난 만큼 납입해야 하는 이자 총액은 커져 '조삼모사'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다양한 만기를 가지는 모기지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40년은 근로자의 일반적인 근로소득 발생 시기와도 차이가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좋은 수단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40년 초장기 모기지 정책이 우리나라에서 성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며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선 이같은 정책이 실제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에서 두 번째로 경제정책의 불안정성이 높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 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우선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