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에도 주가 '껑충'…"수익구조 다변화 계기될 것"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키움증권이 약 44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에 나선다고 지난 21일 공시하면서 ‘종합금융투자사업’ 영위 기준인 자기자본 3조원을 넘기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찾아온 국내외 투자열풍으로 엄청난 이익 성장을 이룬 키움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의 도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사진=키움증권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약 4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3자배정 방식으로 실시한다. 이번 증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방식으로 진행된다. RCPS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자가 원리금을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우선주를 의미한다.

키움증권의 RCPS 발행은 지난 2018년 2월 이후 약 3년 4개월 만에 단행된다. 당시 키움은 3552억원 규모의 RCPS를 발행했다. 이번 증자로 4400억원의 자본금이 추가되면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원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자기자본 3조원’의 의미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금사) 진출의 기준 요건이라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회사 측도 이번 증자의 취지에 대해 종금사 진출, 더 나아가서는 초대형IB 진출의 포석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업계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키움증권의) 종금사 지정시 본격적으로 종합 대형 증권사로 거듭나게 된다”면서 “기존 브로커리지 전문 증권사로 받았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할인도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반응을 시장도 예상한 듯 이번 공시가 알려진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키움증권 주가는 전일 대비 약 8%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크게 상승 중이다. 통상 유상증자가 ‘주주가치 희석’이라는 이유 때문에 주가 압박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만큼 시장이 키움의 성장세 측면을 더 부각해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에서 종투사로 지정 받은 회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다. 하나금투가 지난 2019년 8번째로 지정된 이후 2년 만에 키움이 9번째로 합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종투사들은 기업 신용공여 업무 등을 영위할 수 있다. 

업계의 관심은 키움이 어느 시점에 초대형IB로 도약하느냐다. 종투사 지정 이후 IB사업부의 역량이 확대되면 초대형IB 진출 시점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내년~내후년 무렵에 키움증권이 초대형IB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의 주식투자 열풍으로 큰 성장세를 기록한 이후 수익구조 다변화의 중요한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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