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이준석의 거침 없는 행보에 연일 비판 제기
당내 대표 '전략통'...비판만을 위한 비판은 아닐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 문제를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8월 경선론’ 등을 내세우면서 거침없는 행보 중인 이준석 대표를 향해 일부 최고위원들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하면서다.

그 중심에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있다. 옛 친박계 핵심이었던 김 최고위원은 당내에서 윤 전 검찰총장에 우호적인 성향으로 분류된다. 전당대회 내내 '유승민계 시비'에 휘말렸던 이 대표로서는 가장 까다로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다만 당내에서도 손 꼽히는 ‘전략통’으로 손 꼽히는 김 최고위원인만큼 그의 ‘견제구’가 단순 비판만을 위한 비판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김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이 대표의 ‘8월 경선버스 정시출발론’과 관련, MBC라디오에 출연해 "당헌 당규상 11월 9일까지 대선후보를 뽑아야 하기에 10월 9일쯤 경선이 시작된다"며 "시한을 정확하게 산정하면 10월 초까지 입당하더라도 우리와 함께 가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문을 닫는다는 것은 플랫폼 정당을 지향하는 당의 근본적 방향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면서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 어떤 분이라도 받아들여서, 심지어는 입당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모셔오고, 버스가 떠난 다음 택시라도 보내서 택시비라도 줘가면서 '좀 와주세요' 그렇게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일명 '윤석열 X파일' 대응을 두고도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와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최고위에서 “우리당과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유력 주자들은 우리당이 나서서 돌봐주고 애지중지 하면서 정치스타로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며 윤 전 총장을 보호하기 위해 여권발 흑색선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경론을 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다음날 기자들과 만나 “확장된 범야권 후보들에 대한 (흑색선전에)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김 최고위원 개인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아직 경거망동하기 어렵다. 당에서 확장해서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거리를 뒀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이 밖에도 6·11 전당대회 직후 첫 최고위 회의부터 주요 당직인선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전 협의가 충분하지 않다고 질타했고, 이 대표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의 원칙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새 지도부의 불협화음을 두고 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일종의 ‘허니문’ 기간인데 시작부터 대표를 몰아세울 필요가 있겠냐”고 주장한 반면, 또 다른 의원은 “최고위원 역시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할 말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김 최고위원의 공개 반발에 나름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 17대 대통령 경선 당시 박근혜후보 캠프에서 기획단장과 대변인을,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과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해 '전략통'으로 불렸다.

당내 한 관계자는 “김 최고위원은 지난 6·11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미 세대교체를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당내 전략통인 그가 아무런 의미없이 신임 지도부를 흔드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나름대로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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