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 정상화"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현재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연내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총재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해왔지만, 이번에는 시점을 '연내'로 밝힘에 따라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될 것으로 해석된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에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이 증가하고 있고, 가계부채 문제도 있어 금융 불균형이 누적돼 통화정책의 조정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사실상 지금의 금리 수준은 지난해 코로나 위기가 닥쳤을 때 실물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물가상승률이 0%에 근접했을 때 상황에 맞춰 이례적으로 완화적으로 한 것"이라며 "경기 회복세에 맞춰 정상화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행의 책무는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인데 금융 불균형에 대한 대응을 소흘히 하면 반드시 시간을 두고 중기적으로 경기와 물가에도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며 "지금의 물가 상황 이외에 금융불균형 상황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가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올린다고 긴축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한 데 대해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통화정책 완화적 기조는 유지된다"고 말했다.

또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의 정상화 기조가 정부의 재정정책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한다면 바람직한 정책운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간의 조화적 운영이 필요하지만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반드시 똑같은 방향과 비슷한 강도로 운용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년여 전 코로나19라는 큰 충격이 발생했던 당시에는 통화정책이든 재정정책이든 확장적으로 운용해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것이 시급했던 상황이었다"며 "경기회복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하면 통화정책도 그에 맞춰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상황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개선 정도에 맞춰 저금리 장기화에 대한 부작용을 제거해야 한다"며 "반면 대면 서비스 종사자나,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은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재정정책은 부문별로 취약 부문과 코로나19 이후에 대비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부문으로 집중하는 것이 통화와 재정정책의 상호보완적 조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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