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허덕이는 청년들...경제적 자립도 키울 정책 마련 필요

[미디어펜=김은영 기자] # 사회복지회관에서 근무 중인 신모씨는 지난 2008년 대학교에 입학해 A은행에서 연 7%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지난 2012년 졸업 이후 지금까지 학자금 대출로 예적금은 물론 보험 가입비 조차 내기 힘들어 자신의 미래 설계는 커녕 아직도 대출금 상환에 빠듯하다.

   
▲ 4일 금융전문가들은 금융권의 신용대출 금리가 청년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시급한 정책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뉴시스
# 지방에서 상경해 대학원을 다니는 황모씨. 해외에 나간 부모님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학비와 생활비, 자취방 월세비 때문에 B은행에서 연 6%로 대출을 받았다.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매월 빚을 갚고 있지만 매 학기 500만원 상당의 학비와 신촌 거리의 월세비 50만원 지출 때문에 겨우 이자만 갚고 있다.

대학생을 포함한 20~30대 청년들이 빚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사회에 발을 디디기도 전에 빚더미에 쌓인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신용대출 금리가 제2금융권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해도 여전히 대학생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시급한 정책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년실업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더불어 청년들의 빚도 늘어나 20대들의 개인 파산 신청이 증가했다. 

최근 신용회복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대 개인파산 신청은 지난해 6671명으로 전년(6098명)보다 573명 증가했다.  대부분 파산신청의 이유는 학자금 대출이 주요 원인이었다. 

예를 들어, 4년제 사립 대학교 인문계 학비가 약 350만원 수준이다. 한 학기 학비를 벌기 위해서는 시급을 6000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하루 8시간씩 두 달 이상 꼬박 일해야 한다. 사실상 이는 학업을 제쳐 두고 아르바이트에만 매달리기 힘든 대학생들에게는 아르바이트로 학비 마련은 무리다. 결국 대학생들은 대출을 받고자 한다.

특히 생활고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은 연 6%의 시중은행 신용대출을 동아줄로 여기지만 제2금융권 연10% 금리 보다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높다고 인식하고 있다.

대부분 시중은행들은 연 6~7% 금리의 청년·대학생 고금리 전환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시중 은행 한 관계자는 "제2금융권보다 훨씬 금리가 낮은 상품이다"며 "제2금융권에서는 높은 금리에 이자를 갚기 위한 젊은이들이 또 대출을 해서 돌려 막는 등의 일이 벌어진다. 이를 막기 위해 시중은행들에게 제시된 하나의 방안으로 고금리를 저금리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공동대표는 "제2금융권과 비교하면 연 6%의 대출금리는 낮을 수 있다"며 "하지만 돈벌이가 정착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6%도 높게 측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학재단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이 많은 학생들일수록 성적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는 학자금 대출에 대한 이자를 갚기 위한 상황으로 내몰린 학생들이 학업보다는 아르바이트를 더 중요시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선 금융소비자원 실장도 "청년들, 특히 대학생들의 경우 아직 사회에 안정이 안돼 있는 상황이다. 연 6%라도 체감하는 이자는 높고 부담으로 작용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처럼 극한 상황까지 내몰린 청년들에게 금리를 좀 더 낮춰주는 정책 등의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김 공동대표는 "국가가 대출 금리을 낮출수 잇는 방안들이 있어야 한다"며 "금리 측정은 단지 현재의 고객의 상태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객의 미래까지 보고 금리 산출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학생들이 한 번 쓰기 시작한 은행에서 계속 거래하기 때문에 은행들은 향후 광고비나 영업가 들지 않는다"며 "이를 금리 산출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실장도 "은행들과 금융당국은 젊은 층들의 대출 상환을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빚도 빨리 갚고 젊은 층들의 자립도를 빨리 세워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