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치료제 렘데시비르·렉키로나 모두 주사제
MSD, 임상 3상으로 선두...화이자도 개발 속도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외 제약사들이 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 치료제인 주사제형 보다 장소에 제약 없이 복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사진=픽사베이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기업은 미국 MSD이다. 이 회사는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MK-4482)'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경증 환자에 12시간 간격으로 하루 두 번, 5일간 복용하는 식으로 연구 중이다.

앞서 MSD가 밝힌 2a상 연구결과에 따르면 투여 후 5일이 된 시점에 몰누피라비르 투여군에서는 바이러스 검출 환자가 없었다. 반면 대조군에선 24%(25명 중 6명)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돼 약물의 효과를 입증했다. MSD는 올해 하반기 임상 3상 종료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목표로 한다. 

미국 정부는 이미 몰누피라비르의 가능성을 보고 12억달러(1조3000억원)를 들여 선구매계약을 한 상태다. 현재 한국 정부도 MSD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몰누피라비르가 '타미플루'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화이자도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화이자는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PF-07321332’의 임상 1상에 진입했다. 회사 측은 해당 임상에 대해 감염 초기에 처방받을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PF-07321332는 프로테아제라고 불리는 효소를 억제해 바이러스가 인체 내 세포에서 자기복제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대웅제약, 부광약품 등 국내 제약사도 먹는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임상시험에 진입한 코로나19 치료제 14건 중 4건은 정제, 2건은 캡슐제로 먹는 약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코비블록(성분명 카모스타트)'의 임상 2b상을 완료했다. 대웅제약은 300여명 규모의 코로나19 경증 환자에게 투약을 완료했고 임상 자료를 분석 중이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3분기 내 조건부 허가 신청을 할 방침이다. 동시에 임상 3상도 진행한다.

앞서 대웅제약은 60세 이상 기저질환이 있는 81명의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a상에서는 위약군 대비 투여군에서 바이러스가 더 빠르게 제거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상 2b상도 2a상과 동일하게 코비블록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연구이며, 모집단 수가 크다는 점이 다르다. 

부광약품은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를 코로나19 경증·중등증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61명의 코로나19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에서 레보비르 투여군이 위약군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 경향을 확인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이에 부광약품은 별개로 진행 중이던 경증·중등증 코로나19 환자 104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바이러스 감소를 1차 평가변수로 설계해 유의성을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환자 모집을 완료하고 투약도 마친 상태”라며 "7월 중순께부터 데이터 분석 및 정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달 중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해당 임상은 국내 13개 대학병원에서 총 113명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신풍제약은 지난 4월 피험자 관찰을 종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압타바이오는 캡슐 형태의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APX-115'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3월 FDA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받았으며 오는 8월부터 환자 투여를 시작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중간데이터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간데이터 결과에 따라 긴급사용승인이나 기술이전 등을 고려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크리스탈지노믹스, 동화약품, 뉴젠테라퓨틱스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병원에서만 투약이 가능한 주사제와 다리 경구제는 장소와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쉽고 빠르게 복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코로나19 감염증이 풍토평으로 고착화되면 경구용 치료제 수요는 대폭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사용 중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베클루리주'(성분명 렘데시비르)와 조건부허가를 받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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