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의 선봉장이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차기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정치권에서는 명확한 친문 후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추 전 장관으로 ‘강성 친문’이 집결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개혁을 제1과제로 내세웠다. 그 선봉에 선 추 전 장관은 야권주자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는 정치적으로 가장 대책점에 선 인물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꿩 잡는 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한 듯 추 전 장관은 지난 23일 출마 선언에서도 "나라의 기강을 흔들고 공적 권한을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자들은 정의와 공정, 법치의 이름으로 단죄하겠다"고 윤 전 총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또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지지자들에게 화답하듯 ‘사회대개혁’과 ‘촛불정신’을 전면에 내걸었다. 그는 “민주당은 다시 촛불정신으로 돌아와야 한다. 개혁의 정치로 신속하게 전열을 정비하고 정권재창출을 위한 일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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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1.5.23./사진=연합뉴스 |
추 전 장관의 출마로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곳은 ‘친문’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차기 대선 출마가 불투명해지면서 선명한 ‘친문’ 후보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추 전 장관이 빈틈을 파고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업체 PNR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9일 조사한 결과, 추 전 장관은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이재명 지사(33.3%), 이낙연 전 대표(13.6%)에 이어 3위(6.1%)를 차지했다. 그 뒤를 정세균 전 총리와 박용진 의원이 이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1~22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014명(3만4939명 접촉, 응답률 5.8%)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3.9%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 대비 0.9%p 상승한 수치로 여권 내에서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에 이은 3위다.
추 전 장관의 여권 내 입지가 탄탄하다는 게 증명되면서 친문에 지지를 호소해왔던 대권주자들의 견제도 시작됐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3일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추 전 장관이 (윤석열 전 총장을) 반사체가 되도록 한 게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그런 평가도 사실과 부합한다고 본다"며 비판적인 시선을 숨기지 않았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광재 의원도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있다", "윤석열 총장이 대선 후보까지 오는 과정에서 스스로 컸다기 보다는 우리 쪽에서 키워준 측면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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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6월 23일 오후 2시 경기도 파주 헤이리 갈대광장 잇탈리 스튜디오에서 출마선언식을 갖고 출마 소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추미애TV' 제공 |
실제로 여권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의 등판이 전체 판세에서 민주당에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한다. 중도층이나 합리적 진보층 일부가 여권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친노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추·윤 갈등으로 정치에 그렇게 부담을 주고 거의 완패하다시피 해서 사실상 쫓겨난 사람 아니냐”라면서 “성찰하고 자숙하고 지내야지 저렇게(대선출마) 하는 게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간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추 전 장관이 여당지지자들 사이에 선호가 높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거기까지다. 저런 지지도가 나오는 것 자체가 민주당이 안고있는 상당히 문제”라며 “취약점”이라고도 지적했다.
설훈 의원도 지난 23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에 출마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어떤 위치에서의 꿩 잡는 매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꿩 잡으려다가 꿩 키워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와 관련, 추 전 장관은 전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문제는 윤 전 총장의 문제다. 제 문제가 아니다"며 "그러면 윤 전 총장 보고 나오지 말라고 해야 하는데, 내가 나오면 윤 전 총장이 커진다고 그런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대선 출마에 쓴소리를 한 유 전 사무총장, 설 의원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윤 전 총장 대권 가도 편안하게 꽃길 열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분이 대통령 되는 걸 원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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