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하반기 수출 확대되고 민간소비도 증가할 것”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세계경제가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하반기 한국 경제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가속화 될 전망이 나오면서, 원자재 가격급등 및 공급망 불안 문제가 다시 과제로 던져졌다. 

조용원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연구위원은 28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세종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상반기 원자재 가격급등이 하반기에는 다소 진정될 것”이라면서도 “철강, 이차전지, 정유 등의 단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으로, 원자재 공급망 구축을 통해 변동 리스크를 완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사진=미디어펜


이날 홍성욱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하반기 경제 전망 발표를 통해, “세계 경제가 백신 보급의 확산과 이동제한 조치의 완화, 각종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지난해 낙폭을 만회하는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며 “한국 역시 연간 4.0%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상반기의 경제 회복 속도가 하반기에도 확대유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진정과 국제유가 및 수출단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회복세가 점점 확대될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민간소비 역시 전년대비 3.0%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러한 전망은 코로나19의 재확산에 따른 위험이 없을 것과, 3분기까지 백신보급이 원활히 이뤄진다는 점을 전제로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산업연구원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전년대비 약 19.1%, 수입은 약 21.0% 증가하고 무역흑자 규모는 소폭 줄어든 약 446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됐다.

구체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등 경기 회복세를 보이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수요 증가와 반도체 공급 부족 및 유가 상승으로 수출단가가 오르면서, 수출이 늘 것으로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주력산업의 수출이 팬더믹 이전 수준을 상회할 것이며, 특히 소재분야가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산업별로는 친환경 자동차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의 수출 증가세 유지, 선박 인도 증가, 유가 회복에 따른 석유제품 단가 상승, 바이오 헬스 관련 수출 증가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유럽 및 신흥국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 인플레이션 우려 등의 불확실성 요인은 수출 증가폭을 제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냉연강판./사진=한국철강협회 제공


조 위원은 “그러나 올해 국내 주력 제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위축에서 빠르게 회복되면서 반도체 부족, 철강 및 철광석, 원유 등 부품소재 및 원자재 가격 급등 등 공급만 불안 문제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 등에서는 현장 인력 부족상황이 발생하고, 중소업체는 여전히 경영난에 직면하기도 하지만, 빠른 회복에 따른 공장 가동 시간 부족 등을 호소하는 업체도 존재한다”며 “하반기 제조업은 공급망 조달 안정성 증진과 산업 생태계 보완이 정책과제로 대두됐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은 이를 위해서는 원부자재 가격변동에 따른 수익성 변화 및 중간재 조달 안정성 제고를 위한 장기거래, 국내 자급률 제고 방안 마련을 대책으로 꼽았다. 

특히 조선사는 철강사와의 장기적 제휴, 선주와의 원자재 변동에 따른 위험 분담 등을 통해 수익성 변동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이외에도 ▲철강계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철스크랩 사업 육성 ▲바이오헬스 분야에서의 원부자재 자급률 제고를 위한 정부 지원 ▲내수 의존도가 높은 국산 중소기업제품 중심으로 고효율 가전 구매비용 환급 추진 ▲이차전지 분야에서의 원자재 공급망 구축 등의 대책 방안을 제안했다.

조 위원은 “재무 상황이 취약한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유동성 확대, 세금 감면 및 납부 유예 등을 지원해야 하며, 국내 인력 조달이 어려운 조선업 특수직종은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산업 전반의 인프라 개선 및 상생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반면, 재계에서는 이와는 다소 상이한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지난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2021년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주력업종 수출이 전년대비 2.3% 증가하면서, 상반기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우리 기업들이 수출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22원으로 나타나, 손익분기 환율은 평균 1116원으로 2021년 1월(1097원), 2월(1112원) 등 평균 수준의 환율이 하반기에도 나타날 경우, 손익분기 환율에 미달해, 기업들이 피해를 볼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전년동기대비 3.7%포인트 하락한 1110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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