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쌍용자동차가 매각 공고를 내고 인수·합병(M&A) 작업을 본격화했다.
쌍용차와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28일 쌍용차 인수·합병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 내달 30일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 확약서를 접수하고,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인수희망자 가운데 심사를 통과한 후보를 대상으로 8월 중 예비실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인수제안서를 받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본 실사와 투자계약 등의 절차를 밟는다.
쌍용차는 9월 말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0월 말 가격 협상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법원 허가 후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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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사진=쌍용차 제공 |
회생 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쌍용차는 내달 1일로 예정된 회생 계획안 제출 기한을 9월 1일까지로 2개월 늦춰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실제 회생 계획안 제출은 10월 말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으로 외부 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다.
입찰에는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미국 자동차 유통사 HAAH오토모티브 외에도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HAAH오토모티브는 비용 부담에 투자 결정을 미뤄왔고, 최근 미국 판매 전략을 담당해 온 임원들이 연이어 퇴사하는 등 경영 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인수 후보는 자금 동원력이나 인수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태다.
조사위원을 맡은 EY한영회계법인은 22일 서울회생법원에 "현재 상황에서는 쌍용차의 계속기업 가치보다 청산 가치가 더 높다"라는 취지의 중간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에 따르면 쌍용차를 청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약 1조 원, 쌍용차가 지속할 때 미래 수익을 따진 계속기업 가치는 6000억 원대로 파악됐다. 한영회계법인은 30일 서울회생법원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종 조사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2009년 법정관리 당시에는 쌍용차의 계속기업 가치가 1조3276억 원, 청산 가치는 9386억 원으로 계속기업 가치가 더 높게 매겨졌다. 현재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3월 말 기준 86.2%로, 여전히 유동 부채가 유동 자산을 8432억 원 초과하고 있다.
쌍용차는 이미 인가 전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어 조사보고서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인가 전 M&A를 추진하고 있는 쌍용차로서는 청산가치와 계속 기업가치의 비교가 현 단계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라며 "인수의향자를 찾고 M&A 절차를 마무리 지은 후 이를 바탕으로 회생 계획안을 제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HAAH오토모티브가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로 올라서려고 했던 점을 고려할 때 3000억 원가량을 투입할 수 있으면 쌍용차의 새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공익 채권과 투자비용을 고려하면 실제 필요한 인수 대금이 8000억∼1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직원 퇴직 충당금(약 3100억 원)을 제외한 쌍용차의 공익 채권 규모는 39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 채권은 회생 절차와 관계없이 갚아야 하는 것으로, 미지급 급여와 부품 납품 대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채권자가 법원에 신고한 회생채권은 8000억 원 수준으로, 이는 추후 채무 조정으로 일부 탕감될 수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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