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숙박애플리케이션 서비스와 관련된 계약 체결과정을 점검한 결과, 숙박앱 2개 사업자(야놀자, 여기어때) 모두 할인쿠폰 발급 및 광고상품의 노출기준 등 광고상품 선택에 큰 영향을 주는 정보를 계약서에 제대로 기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야놀자는 숙박업소의 전자서명 등 계약서에 대한 확인조치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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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놀자에서 판매하는 파크하얏트서울./사진=야놀자 앱 캡처. |
모텔 등 중소형 숙박업소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숙박앱 시장이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숙박업소들의 숙박앱을 통한 매출비중도 64.0%(2020년 기준)에 이르는 등, 숙박앱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29일 공정위에 따르면, 숙박앱 사업자의 전체매출액 중 광고서비스 매출도 약 34~47%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거래과정에서 숙박업소가 숙박앱 사업자로부터 불공정거래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고, 특히 광고계약서 관련 정보 제공이 불충분하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모텔 등 중소형 숙박업소의 이용비율이 높은 상위 2개 숙박앱 사업자를 대상으로, 광고서비스 계약체결 시 관련 중요사항의 정보제공 현황 점검에 나섰다.
숙박업소 입장에서 광고서비스를 이용하는 주요 이유는 할인쿠폰 발급과 노출위치 상승의 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므로, 주로 이 2가지 측면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숙박업소가 계약체결 이후 객실가격 설정, 예약 및 정산관리를 위해 상시 이용하는 숙박업소용 웹사이트 정보제공현황도 파악했다.
조사결과 2개 숙박앱 사업자는 할인쿠폰 관련 광고상품을 숙박업소에 판매하면서, 쿠폰지급 총액과 지급방법(쿠폰권종, 시기 등) 등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에 대해 계약서에 기재하지 않고 있었다.
야놀자는 계약서에 쿠폰 지급의 대략적인 범위(광고비의 10~25%)만 기재하고 있고, ‘여기어때’는 아무런 내용을 기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숙박업소는 자신이 구매하는 광고상품이 제공하는 쿠폰 관련 서비스 내용(얼마의 쿠폰을 지급받는지)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2개 숙박앱 사업자는 광고계약서에 동일한 광고상품을 이용하는 숙박업소간 노출기준 등에 대해, 명확히 표시하지 않았다.
야놀자는 일부 광고상품에서 동일한 광고상품을 이용하는 숙박업소간 노출순위 결정기준 또는 비슷한 광고상품을 이용하는 숙박업소간 노출순위 등을 기재하지 않았으며, 여기어때는 계약서상 광고상품 노출기준 등에 대해서 별도의 기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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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박앱 사업자의 연도별 매출현황./표=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노출기준은 숙박업소에 중요한 정보임에도 불구, 계약서에 명확한 표시가 없어 숙박앱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변경하더라도 계약위반을 주장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특히 야놀자는 광고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계약서에 대한 숙박업소의 동의 또는 전자서명 등 확인 조치조차 하지 않았다.
야놀자는 광고상품 이용의사를 숙박업소 방문, 전화통화 등으로 확인한 후 작성된 계약서를 전자메일로 숙박업소에 전송할 뿐, 숙박업소에 계약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계약 체결여부를 최종 결정할 명시적인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관행은 추후 계약내용에 대한 분쟁가능성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통상적인 거래관행과도 배치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같은 거래관행이 신속하게 개선될 수 있도록, 숙박앱 사업자에게 중요사항의 계약서 기재 및 서명 등 계약서 확인 절차에 대한 보완을 적극 권고해 나갈 것”이라며 “숙박업소가 이용하는 웹사이트에서도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도록, 유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플랫폼 시장 내 투명한 계약체결 관행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 제출돼있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안)이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법안심사과정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방침을 전했다.
한편 ‘야놀자’는 다음달 1일부터 쿠폰지급형 광고상품의 쿠폰발급비율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내용으로, 광고상품 이용약관을 개정키로하고, 숙박업소용 웹사이트 등을 개편해 계약체결 및 계약내용 확인이 가능하도록 운영방식 개선을 추진 중에 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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