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의존도 줄이고 시장다각화·SOC 투자 활성화해야
[미디어펜=조항일 기자]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국내 건설업계가 중동발 저유가 사태로 해외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청년 실업률 해소를 위한 고용 촉진제, 일명 사우디제이션 정책을 여파로 또 다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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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 알사나빌 380kV 변전소 전경(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
5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물산은 지난해 영업이익 6523억원, 순이익 285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7% 증가했다. 그러나 4분기만 놓고 보면 540억원의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사우디 현지 대규모 홍수로 인한 꾸라야 발전플랜트 공기 지연이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사우디제이션으로 인한 자국민 고용 정책의 여파로 인해 외국인 숙련 노동자들의 자리를 빼앗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우디에 진출한 국내의 다른 건설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사우디에 진출해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림산업, 한화건설 GS건설 등은 지난해 사우디제이션으로 인한 적잖은 손실을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실업률이 12%에 달해 다른 중동국가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만큼 자국민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외국인 고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자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숙련공들이 워킹비자를 발급받기 위한 비용을 대폭 높이거나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해 있는 해외 기업들에게 자국민 노동자를 최고 15% 현장에 고용하도록 강제케 하고 있어 기업들이 인권비 상승으로 인한 손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외 실적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동발 수주에 차질이 생기면서 시장다각화 및 공정다각화 등을 더욱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실제 지난해 전체 해외 건설 수주액 중 47.5%가 모두 중동발 수주였고 나머지 절반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신시장이 차지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지난해부터 호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를 진행중에 있으며 대림산업은 역시 동남아·아프리카 등 재원이 부족한 신흥 시장에는 민간 업체의 자금을 수혈받아 발전소,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려는 수요가 많아 이런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민간투자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늘리는 것도 중동발 수주 위기의 대책으로 대두되고 있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시장 정황상)실적 개선은 어렵겠지만 올해 국내기업들이 SOC 예산을 증가시킨 것은 중동발 수주 위기를 넘기면서 해외수주 실적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