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여름 동안 4~5% 가량 추가 상승”...브렌트유 전망치 80 달러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D)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증산 규모를 결정하지 못하고 표류하면서, 국제석유시장이 혼돈에 빠졌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OPEC+는 지난 2일(현지시간) 회의에서 오는 8~12월 매달 하루 40만 배럴을 증산하고, 내년 4월까지인 감산 완화 합의 시한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으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이에 반대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5일에 회의를 속개키로 했지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5일 회의는 취소됐고, 다음 일정도 아직 미정이다.

그 여파로 5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장중 배럴당 76.98달러까지 올랐는데, 이는 전날보다 2.42%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로 하락세로 마감했으나, 지난 5거래일 새 WTI 가격은 4% 이상 급등했다.

   
▲ 미국의 유전지대/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어디까지 오를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골드만삭스의 데미엔 크루발린 원자재 담당 헤드는 여름 사이 유가가 4~5% 가량,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브렌트유 전망치는 80 달러로 제시했는데, 현재 가격은 배럴당 77 달러 수준이다.

반면 크루발린은 OPEC의 증산 합의 교착상태가 '유가전쟁'을 촉발하면 각국이 원유 생산을 경쟁적으로 늘릴 수 있다며, 이 경우 브렌트 유가는 배럴당 70 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유가 하락 요인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OPEC+ 합의 난항 속에서, 유가의 양방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OPEC+ 공조체제가 유지되고 8월 이후 증산 합의 지연으로 시장에 인식되면, 하반기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공급부족 우려가 단기 유가 상승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립 각을 세운 UAE의 OPEC 탈퇴 시에는 공조체제 와해 우려 고조가 불가피하다"며 "이는 사우디와 러시아 간 갈등 속 무분별한 '증산전쟁'으로 초래된 지난해 '유가 급락'을 재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보고서에서 "OPEC+의 단계적 증산 시작은 가격 상향을 제약하는 요인"이라면서도 "OPEC+ 회원국 입장에서는 코로나19 관련 리스크가 여전히 자국 경기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급격한 가격하락을 야기하는 수준의 증산을 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름휴가철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이동 수요가 목격될 것이고, 백신 보급 확대로 지역간 이동 규제가 완화될 경우, 국제선 항공 수요가 증가세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최근의 육상운송 이동 수요 인덱스를 보면, 대중교통 이용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음이 확인된다"며 "평년 대비 적은 재고량,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확대에 따른 공급 감소 가능성도 유가상승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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