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여심과 남심 분열시켜 정치적 미덕 보겠다는 꼼수" 비판
정춘숙 "청년세대 분노를 여성 이슈로 치환시켜 갈등 조장 말라"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 등이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정치권에 젠더갈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철학없는 비열한 전략"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유 전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여가부라는 별도 부처를 만들고 장관, 차관, 국장들을 둘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여가부 장관은 정치인이나 대선캠프 인사에게 전리품으로 주는 자리에 불과하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유승민 전 의원(가운데), 그리고 하태경 의원./사진=박민규 기자

이어 그는 "(여가부 대신)대통령 직속으로 양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고 기재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 각 부처들이 양성평등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도록 종합 조율하겠다"며 "대통령이 직접 양성평등위원장을 맡아 남성과 여성 어느 쪽도 부당하게 차별 받지 않는 진정한 양성평등의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은 같은 날 국민의힘 의원과 청년 정치인 모임인 '요즘것들연구소' 시즌2 출범식에 참석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 여가부를 폐지하고 젠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젠더갈등해소위원회를 만들어서 2030 사이에서 벌어진 갈등 요소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여가부 폐지에 찬성했다. 이 대표는 "여성가족부가 지금까지 꾸준히 예산을 받아서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젠더갈등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며 "(여가부가) 지금 형태로 계속 존재해야 되는지 의문을 제기해야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 북구 대구삼성창조캠퍼스에서 청년 창업자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성가족부는 특임부처 형태로 신설된 지 20년이 됐기 때문에 성과에 대한 평가를 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여가부 폐지가) 여성정책에 대한 포기는 아니다"며 "지금까지 했던 방법론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와 당 대표까지 가세한 이같은 여가부 폐지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전혜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금융·승진·취업·정치 참여 등 거의 모든 사회 지표상 성차별이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을 모르지 않는 분들이 이런 주장을 했다는 것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을 왜곡하고 이대남의 분노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 민주당 전혜숙 최고위원(왼쪽)과 정춘숙 의원은 국민의힘의 여가부 폐지론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사진=연합뉴스

전 최고위원은 "여가부 폐지 공약은 양성평등 폐지 공약이다. 성폭력 피해자 구제 폐지 공약이다. 청소년과 위안부 할머니 보호 폐지 공약"이라며 "국민의힘에는 철학은 없고 여심과 남심을 분열시켜 정치적 미덕을 보겠다는 꼼수만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인 정춘숙 의원도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 전 의원은)더이상 여성 이슈를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지 마지말라"며 "청년세대의 분노를 여성이슈로 치환시켜 갈등을 조장하지 마시길 바란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장경태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내세우는 여가부 폐지 공약은 성평등 실현의 가치를 쉽게 무시하고, 사회적 화합을 외치면서 젠더갈등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우리는 이대남, 이대녀를 부각시키며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대통령이 아닌 사회적 화합, 성평등 가치 실현, 인권 존중 사회를 만들어줄 대통령을 기대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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