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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광원 세종취재본부장/부국장대우 |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지난 1일, 그러니까 꼭 1주일 전이 중국 공산당(共産黨) 창당 100주년이었다.
그 100년은 중국의 내전 기간이기도 했다. 아주 잠깐, 일본의 침략을 막기 위해 휴전했던 게 전부다. 지금도 타이완(臺灣)과 무기만 쏘지 않을 뿐이지, 사실상 전시상황이나 다름없다.
1921년 불과 53만명으로 창당한 공산당은 현재 당원 9191만명에 달한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지난 2012년 국가주석이 된 이후 ‘중국몽’ ‘China Dream’ 개념을 창시했다.
중국몽이란, 공산당 창당 100주년에 샤오캉(小康) 사회(중국이 추구하는 이상사회)를 달성하고, 중국 건국 100주년인 오는 2049년에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즉, 올해 안으로 ‘이상사회’를 이뤄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은 부강해지는 이런 꿈을 이루는데, ‘공산당 중심의 통치’가 필수적이라고 믿는다. 이제까지의 성과도 당의 지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논리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가장 본질적 특징은 공산당의 리더 역할이며, 최대 장점도 그렇다는 식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정치 과목을 중요시하며, 공산당의 업적과 선진성을 강조한다. 대학교는 마르크스주의 철학, 마오쩌뚱(毛澤東)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군사이론이 필수 과목이다.
대형 외국인투자기업에도 공산당 지부가 있다. 이는 한국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는 최근 미중 분쟁에서의 굴하지 않는 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성공적인 방역 등을 근거로, 창당 100주년을 계기로 애국심을 더욱 고취시키고, 공산당의 리더십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바이든 시대’에도 미중 갈등과 대 중국 압박 강화는 더욱 심해질 게 확실하다. 트럼프 때는 고립주의(孤立主義)로 미국 혼자 ‘중국 때리기’를 했지만, 바이든은 동맹국과 연합해 포위공격하고 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선 코로나19 이후, 미중 대립이 더욱 심화되고 지정학적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해, 미국에 우호적인 신흥국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미중 갈등 장기화를 상수(常數)로 두고, 발전 방향과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내부 대순환’을 우선으로 하는 쌍순환(雙循環) 전략을 제시했다. 내부 대순환은 수출 중심의 내수 전환, 소비 고도화, 국산화율 제고 등이 핵심이다.
박 연구원은 “미중 대립도 2차 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의 냉전(冷戰)처럼 서로 완벽히 분리되기는 어렵다”며 “미국도 비핵화, 환경 등 일부 정책은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 동맹국들도 이념 앞에선 미국과 함께 하겠지만, 경제 이익 앞에선 연대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중국은 이런 점을 ‘지렛대’로, 대응 강도를 조절하며 주요국과의 협력 기회를 노릴 것이다.
미국도 트럼프처럼 중국에 대한 인종차별(人種差別)적인 적대시보다, 철저히 손익관계를 따져서 행동할 가능성이 높고, 관세 인상이나 환율조작국 지정 등 극단적 정책은 피할 전망이다.
바이든의 경우, 대 중국 정책보다 대내 경제정책을 우선시 한다는 점은 중국에 ‘다행’이다. 미국 경기와 기업에 피해가 될 반 중국 정책은 시행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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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로이터 |
중국 정부는 대내적으로는 ‘내부 불균형’을 완화시키는 정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또 산업 고도화, 기술 자립화, 군사력 확대 등에 대규모로 투자함으로써, 미국과의 패권경쟁(覇權競爭)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리스크 해소와 불균형 완화다.
올해 주요 과제는 특히 부채비율 통제다. 특히 음성부채(陰性負債) 해소가 최대 관건으로, 국유기업 개혁과 함께 양대 ‘발등의 불’이다.
중국은 지난해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재정정책을 통해 민생안정을 도모했다. 따라서 방역 성공 이후 올해 3월 국무원 상무회의는 정부 부채비율의 통제를 주문했다.
지방정부의 음성부채 관리 및 해소가 관건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작년 기준 중국 지방정부 음성부채는 약 47조 8000억 위안으로, 장부상 부채의 1.8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2020년 공공 재정지출 중 이자 지급 규모만도 1조 위안에 육박한다.
지방정부의 음성부채는 대부분 기존 자금 조달원인 ‘지방정부융자플랫폼’(LGFV)의 부채다.
지난 4월 23일 국무원은 ‘예산관리제도 개혁심화 관련 의견’을 발표했다. 이 의견은 지방정부 음성부채의 리스크 예방 및 해소를 중요한 정치 질서 및 규칙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월 30일 정치국회의에서는 중앙정부가 관리 및 리스크 방지를 위해, 각 지방 당.정부 주요 지도자의 책임 하에 재정 및 금융리스크가 관리 감독될 수 있도록, 해결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총 32건의 지방정부채권에 대한 ‘디폴트’가 발생했다.
올해 대내.외 수요 증가로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면서, 지방정부의 부채 상환을 통한 문제 해소에 적합한 거시 경제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LGFV의 채무에 대해 지방정부는 법률상 완전한 채무변제의 책임을 지지 않고, 상황에 따라 일정 부분만 갚을 수도 있다. 또 지방정부는 채무 구제 과정에서 재정자금을 직접 배분할 수도 있다.
정부 자산을 처분하는 방식으로도 채무를 상환해 왔다.
또 일부 지방정부 리파이낸싱 채권의 자금조달 용도가 기존 ‘만기 정부채권의 상환’에서, ‘잔존 부채의 상환’으로 바뀌었다. 이에 향후 일부 리파이낸싱 채권이 지방정부 음성부채를 교환하는 데 쓰이게 됐다.
2021년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11.0%이고, 지방정부 음성부채 규모가 작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음성부채 비율은 지난해 47.0%에서 올해 42.3%로 낮아지게 될 전망이다.
이 경우 정부 전체 레버리지 비율은 2~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이념의 핵심은 공동 부유(共同 富裕)로, 이를 위해서는 향후 중산층 확대가 관건이다.
공산당은 19기 5중 전회에서,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의 기본 실현을 위한 미래 목표를 제시하면서 “모든 인민이 함께 부유하고, 더 명확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중산층 확대를 위해서는, 잠재적 중산층인 농민공(農民工)이 ‘실질적 중산층’이 돼야 한다.
이들은 2억 9000만 명에 달하는, 중국 사회의 중추이다. 작년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2009년 대학졸업자의 월평균 소득은 농민공의 1.7배 수준이던 것이, 2020년에는 1.36배로 축소됐다. 농민공들의 소득이 점차 늘면서,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간 소득 격차가 축소되고 있으며, 이는 중산층 확대에 희망적인 소식이다.
정부는 농민공 자녀의 취학, 사회보장, 주거 안정을 위해, 토지 및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추진 중인 호구제도 개혁, 사회보장 제도 개편 역시 같은 맥락이다.
중국 연평균 GDP 성장률이 6% 수준이고, 소득 분배가 현 기조대로 유지된다면, 중산층 비중은 2025년 37.7%, 2035년에는 44.3%로 높아질 것으로, 박 연구원은 예상했다.
소득 증가 못지않게 재산 수입 제고도 중요하다.
박 연구원은 “향후 정책당국은 도시와 농촌 주민의 재산성 수입을 늘리고, 상장사의 배당 제도를 보완할 것”이라며 “가계의 자산관리 수요에 부합하는 금융상품을 더 많이 개발하고, 민생 보장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세제 개혁을 통해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기준을 높이고, 자산사업 등을 통해 부를 재분배, 편중된 사회적 구조를 보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세 징수, 자본소득 과세, 상속세 징수 등은 과도하게 높은 소득을 합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부의 재정수입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특히 부동산세 도입 이슈가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도로 제정이 추진되는 ‘공동 부유 추진을 위한 행동요강’에서는 최저 임금 인상, 부동산 및 자본소득 과세 등이 명시될 전망이다.
행동요강은 이르면 올해 안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행동요강에는 공동 부유를 실현하기 위한 소득분배 개혁, 농민공 복지 확대 등 여러 정책을 명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저임금 인상, 업종 간 소득 격차 축소, 부동산 및 자본소득 과세, 개인소득세 개혁 등이 주요 방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것이 지금 현재 진행 중인 ‘중국몽’이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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