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코로나19 일일 감염자 수가 연일 네자리수를 기록해 4차 대유행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하계 성수기 수요를 기대했던 항공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월간 국내선 여객 이용객 수가 300만명을 넘어 2019년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이달 중에는 재차 여객 수요가 이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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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에 주기 중인 여객기들 /사진=연합뉴스 |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성수기 운항 계획을 준비 중으로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여객 수요 추이를 시시각각 지켜보고 있다, 여객 수요가 일정 규모 이하로 떨어지면 경제성이 떨어져 운항 자체를 취소 또는 축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국내선 여객 승객 수는 4월 300만명, 5월 314만명, 6월 304만명으로 3개월 연속 300만명대를 유지했다.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국내선 출발 탑승객은 총 58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같은 기간 57만9000명과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도발 델타 변이형의 확산 탓에 방역 당국의 지침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 실제 정부는 오후 6시 이후 2명 초과 집합을 금지를 골자로 하는 4단계 제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수도권에 4단계가 적용되는 조건은 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가 1000명 이상인 날이 3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다.
이에 따라 국내선 여객 수요 역시 대폭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63명 늘어난 1275명을 기록했다.
항공업계는 국내선 승객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보면서도 국제선 운항 재개 계획에도 차질이 생겨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정부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했고,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을 본격 추진하고자 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속속들이 괌·사이판 노선 운항을 재개하고 있다.
인천-괌 노선 운항을 티웨이항공은 이달 31일, 대한항공은 다음달 5일, 에어서울은 내달 12일 재개한다. 인천-사이판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이 이달 24일 나란히 비행편을 다시금 띄우고, 티웨이항공이 이달 29일로 예정돼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사는 통합 방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노선 운항과 관련해) 변경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아직 본격 운항까지는 1개월 가량 여유가 있는 만큼 예약률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예약률이 급격히 낮아지면 운항편 자체가 적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당국이 적극적으로 밀어부치는 외국과의 트래블 버블 체결 또한 국내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영향을 받게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사이판주 정부와 트래블 버블을 체결했다. 그러나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될 경우 타국과의 트래블 버블 조인에 제한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사이판과의 트래블 버블 또한 상황에 따라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그동안 국토부는 질병관리청 등 관계 당국과 협의해 각 항공사들에 국제선 운항을 허가했지만, 현 상황에 맞춰 당분간 운항 허가를 재차 보류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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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텅 빈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카운터./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
코로나19의 4차 재확산에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국제선 운항이 끊겨 국내선 확대로 수입을 벌충했던 LCC들은 이 마저도 수익을 내기 어려워져 경영 한계 상황이다. 실제 진에어는 부분 자본잠식에 빠졌고,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마찬가지이나 연말이 오기 전에 완전 잠식에 해당할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LCC들은 연달아 국내선 특가 항공권을 내놓으며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국내선·국제선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7회 탑승시 4만포인트를 제공한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취항 15주년을 맞아 국내선 노선 항공권을 9700원에 팔기도 했다. 에어서울은 김포-제주 노선 항공권을 1만2900원에 내놓기도 했다.
이에 더해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 신생 항공사들의 출현과 이스타항공의 시장 재진입 등이 가세해 LCC 업계의 한숨은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이 점점 가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특히나 LCC 업계에서는 조만간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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