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성‧편의성에 초점 맞춘 시스템 개편작업 이어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토스증권이 간소화된 인터페이스와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내세운 모바일 거래 시스템(MTS)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은 이후 기존 증권사들의 MTS도 비슷한 방향으로 잇따라 개편되고 있다. 키움증권 등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회사들 역시 하반기에 개편된 거래 시스템을 내놓을 예정이다.

   
▲ KB증권이 새롭게 출시한 모바일 주식 거래 플랫폼 '바닐라' /사진=KB증권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 증권사들의 MTS 개편 뉴스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MTS 체제를 개편해 내놨고, 키움증권을 비롯한 타 증권사 중에서도 개편 사례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삼성증권의 경우 아예 O2(오투)라는 이름의 새로운 MTS를 내놨다. 기존 MTS인 엠팝(mPOP)과 비교했을 때 메뉴를 80% 이상 삭제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감행했다. 엠팝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 - 총 잔고, 보유종목, 관심종목, 리포트, 이벤트 등만 홈화면에 배치했다.

KB증권 역시 '바닐라'라는 MTS를 새롭게 선보이며 ‘직관적인’ MTS 만들기에 동참했다. 주식을 사고파는 ‘매수·매도’ 대신 거래하기·구매하기 등의 새로운 표현이 사용된 점도 특징적이다. 즉, 주식투자를 새롭게 시작한 투자자들을 겨냥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어떤 주식을 사야할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메뉴 '바닐라픽'도 눈길을 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산업을 테마로 잡아 바닐라가 직접 추천을 해주고 있다.

NH투자증권 역시 MTS '나무·큐브(QV)'의 첫 화면에 '3단 홈 서비스 기능'을 추가하는 등 인터페이스를 바꿨다. 신한금융투자도 MTS '신한알파'를 업그레이드했다. 초보자들이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증권업계 용어를 일상용어로 바꿔놓은 점이 눈에 띈다.

이와 같은 변화의 바람에는 명확한 진원지가 있다. 토스증권이다. 올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토스증권은 지난 3월 자사 금융앱 '토스'에 주식거래가 가능한 주식 기능을 추가하는 형태로 시장에 진입했다.

새로운 어플을 설치할 필요가 없이 ‘메뉴’의 한 형태로 MTS를 구축했다는 점부터 파격이었다. 메뉴 역시 ‘단순함’이라는 테마로 재배치 됐고, 결정적으로 신규 가입자들에게 랜덤으로 주식을 1주 선물하는 이벤트를 통해 사용자들을 끌어 모았다.

토스증권은 서비스 개시 이후 5일 만에 신규 계좌 170만좌, 3개월 만에 300만좌 이상을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토스증권 자체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유행으로 자리잡으면서 새로운 고객군의 출현을 가시화한 것이다.

이에 기존 증권사들은 부랴부랴 MTS 개편에 나서며 새로운 룰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투자자들은 한 번 손에 익은 MTS를 좀처럼 쉽게 바꾸지 않는다”면서 “이것이 바로 기존 증권사들이 수십억원을 들여서라도 MTS 개편에 나서는 이유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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