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신용평가사들이 중흥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는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실적과 재무구조만으로 보면 등급 상향 요인이 있지만, 중흥그룹의 투자자금 회수 방안에 따라 대우건설의 재무적융통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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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건설 연결 재무제표./사진=한국기업평가 |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현재 대우건설이 양사로부터 받은 신용등급은 ‘A-’다. 신용등급 전망은 모두 지난 4월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치됐다. 국내 주택부문에서의 높은 이익창출력을 바탕으로 양호한 매출·영업이익을 유지하고 있고, 해외 손실현장 준공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다.
여기에 국내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실적과 재무안정성이 개선되면서 신용등급 상향조정 검토요인을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우건설의 주택 공급물량은 2018년 1만4000가구에서 2019년 2만1000가구, 지난해 3만3000가구로 늘었으며, 올해는 약 3만5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해외사업도 카타르, 이라크, 쿠웨이트 등 손실이 났던 현장들이 일단락되면서 영업 손실 규모가 축소됐고, 지난해에는 채산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는 이라크 알포 신항만 후속공사,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7 등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대우건설의 2020년 이후 영업수익성 지표는 등급 상향조정 검토요인을 충족하고 있다”며 “부채비율은 아직 검토요인을 상회하고 있으나, 최근 청약시장의 활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우건설이 분양물량을 증가시키고 있는 점과 해외부문 위험(exposure)이 감소하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수치가 중단기적으로 등급 상향조정 검토요인을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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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흥건설계열 합산 재무제표./사진=한국기업평가 |
다만 대우건설이 중흥그룹에 최종적으로 인수될 경우 신용도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대주주가 바뀌면서 그룹에 대한 경상적인 지원 부담 확대 등 계열 요인이 대우건설의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흥그룹은 확인 실사, 주식매매계약, 기업결합신고 등을 거쳐 연내 인수 거래를 마칠 계획이다. 인수 금액은 약 2조원 초반으로 알려졌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은 주택개발사업의 우수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보유해 왔다”면서도 “인수 과정에서 계열 전반의 재무부담이 확대되거나 대우건설로의 재무부담이 전이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과 중흥그룹의 사업 시너지 창출 여부도 점검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토목, 플랜트, 건축 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지만 중흥그룹은 주택 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 수석연구원은 “추후 대우건설의 수익기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주택개발사업에 있어서의 중흥그룹과 사업 시너지 구현 여부 등에 대해서도 지켜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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