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고난의 시기” 경계·봉쇄에 방역·건설 등 군부에 큰 책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해 코백스(COVAX) 측에 다른 백신으로 대체할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9일 '북한 정세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해외의 백신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현재 확보량은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코백스는 당초 백신 공동구매 및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로 5월까지 북한에 AZ백신 170만 4000회분을 전달할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코백스와 북한 간 협의가 진행 중으로, 행정 절차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연구원은 행정 절차 지연에 대해 북한이 코백스의 AZ 백신 지원을 거부하는데다 현재 중국, 러시아 백신 도입에도 소극적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북한이 3월 말부터 해외 주재 북한인의 백신 접종을 허용하면서도 북한 내 도입에는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도입을 주저하고 있으며, 러시아 백신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무상지원을 요구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북한이 AZ 백신은 물론 중국산 시노팜·시노백 백신의 부작용도 우려하는 있으며, 다만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해선 긍정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김일성 주석 27주기를 맞아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2021.7.8./평양 노동신문=뉴스1

아울러 연구원은 “미국이 저소득국가에 기부할 예정인 화이자 5억회분 공여 대상에 북한도 포함돼 있지만 현재까지 도입 진전은 없다”고 관측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화이자 백신은 콜드체인 관리 기술이 필요한 만큼 실제 지원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북한의 냉동 및 냉장 시설의 확충 상황은 물론 이런 시설을 가동할 전기공급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이런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연구원은 북한이 현재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보고, 백신 공여를 ‘남북협력 카드’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국민 합의와 국내 백신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북한에 대한 백신 협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연구원은 최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리병철 상무위원을 비롯해 보건을 담당하던 최상건 비서(과학교육부장)도 소환(해임)한 것과 관련해 “코로나19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과 함께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문제도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도 과학기술 분야에서 자신이 있으니까 백신·치료제 개발을 지시했을텐데 잘 안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비서는 이번에 간부들을 징계하는 회의를 열고 조직·기구적, 물질적, 과학기술적 책임을 물어 해당 간부들을 해임했다. 

연구원은 특히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총참모장 등 군부 고위간부들이 징계받은 것과 관련해 경계와 봉쇄에 이어 방역과 건설 등 군부에 책임이 몰려있다고 분석하고, “‘군부 고난의 시기’라고 할 정도로 동시에 김정은 정권이 군부를 완전히 제압했고, 군부를 제압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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