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 투수 나균안(23)이 또 첫 경험을 했다. 이번에는 생애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나균안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원정경기에 구원투수로 나섰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는 5-2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던 9회말 마무리 등판했던 김원중이 난조를 보이며 3실점해 5-5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으로 넘어간 경기에서 롯데는 11회초 정훈, 이대호의 적시타와 한동희의 투런포가 줄줄이 터져 대거 4점을 냈다.
롯데의 승리가 거의 확실해 보였지만 11회말 또 위기가 찾아왔다. 4점 차인데다 불펜 필승조를 이미 소진했기 때문에 송재영을 마운드에 올렸는데 1사 후 볼넷을 내주고 물러났다. 오현택이 마운드를 물려받았으나 김동엽에게 2루타를 맞고 피렐라를 볼넷 출루시켜 만루 위기를 불렀다.
1사 만루 구자욱 타석에서 롯데는 다시 투수 교체를 했고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나균안이었다.
홈런 한 방이면 동점이 되고, 적시타를 맞아 점수 차가 좁혀져도 분위기는 삼성 쪽으로 넘어갈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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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세이브를 올린 후 밝은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인 나균안. /사진=롯데 자이언츠 SNS |
베테랑 구원투수라 하더라도 진땀을 흘릴 위기였지만, 포수에서 전향해 올해 1군 투수로 데뷔한 나균안은 침착하기만 했다. 까다로운 첫 타자 구자욱을 다양한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다음 상대한 한 방이 있는 4번타자 강민호에게도 과감한 피칭을 하며 빗맞은 투수 땅볼을 유도, 직접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으며 경기를 끝냈다.
비록 두 타자밖에 상대하지 않았지만 완벽한 무실점 마무리였다. 물론 나균안의 데뷔 첫 세이브였다.
나균안은 잘 알려진 대로 포수 유망주에서 지난해 투수로 전격 전향했다. 투수로 탈바꿈한 지 1년밖에 안돼 올 시즌 1군 무대에 데뷔했고, 첫 선발과 첫 승리, 첫 패전을 두루 경험했다. 그리고 이날은 연장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불을 끄며 첫 세이브도 올렸다.
나균안은 올 시즌 11경기(선발 6차례)에 등판해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63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은 투수로서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기복있는 피칭을 해왔지만, 투수 전향 1년만에 프로 1군 무대에서 이 정도 성적을 낸 것만 해도 놀라운 일이다.
처음에는 불펜투수로 시작해 선발 등판 기회를 6번이나 얻었던 나균안은 제구가 흔들린 탓에 지난달 20일 2군으로 내려가 조정 기간을 거쳤다. 6일 1군 복귀한 나균안은 좀더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는 코칭스태프의 뜻에 따라 다시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복귀 후 첫 등판이 연장전 1사 만루였지만 나균안은 침착한 모습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하며 팀 승리를 지키고 세이브를 따냈다. 허약한 불펜진이 최대 고민으로 꼽히는 롯데에 든든한 구원투수 한 명이 보태졌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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