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금리인상에도 자산쏠림 여전, 위험선호현상 가속화"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올해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풍부한 유동성과 가파른 외형성장에 힘입어 실적 호조가 계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과 자산시장으로의 자산 쏠림과 위험선호현상은 가속화될 거라는 평가다. 

또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금융그룹에서 적극적으로 비은행·해외투자 확대 전략을 펼치는 한편, 저수익구조로 인한 포트폴리오를 변화할 거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은행은 올해 하반기 이익창출력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잠재부실 위험은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 시중은행 대출창구 / 사진=연합뉴스


11일 신용평가기관인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금리인상을 앞두고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한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이번 연구를 맡은 위지원·노재웅 한신평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금리가) 낮은 수준임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으로 인한 유동성 위축 영향은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융기관들의 위험선호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했다. 

이어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이나 위험관리가 미흡한 업체를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지표나 조달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1분기 은행부문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익은 대체로 늘었다. 1분기 주요 은행의 순이익은 2조 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늘었다. 수신금리 재측정으로 순이자이익(NIM)이 개선되면서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진 까닭이다. 또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해 대손비용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신평은 은행부문이 남은 하반기 신용도를 개선하기 위해 눈여겨봐야 할 요소로 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대다수 은행은 저금리 기조에도 기업 담보대출과 가계주택대출 위주로 보수적인 대출포트폴리오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중금리 신용대출이 확대되고 있다. 자산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위험을 떠안는 공격적인 경영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진출 기조가 이어지는 점도 우려된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가운데 동남아 현지 금융당국의 관리수준이 글로벌 표준에 못미쳐 부실이 급격하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금융도 신용도 개선을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혔다. 인터넷은행들이 성장세를 이어가 가계신용대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한편,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한신평은 "기존 은행은 디지털금융 대응이 미흡할 경우, 고객과의 접점이 줄어들어 리테일 영업기반이 축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은행들의 신용도가 떨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내다봤다. 한신평은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재무지표, 연착륙을 유도하는 금융당국의 지원정책을 감안하면 신용도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리인상 및 정책적 지원 약화로 자산건전성이 약화될 수 있는 데다, 인터넷은행들의 파죽지세가 계속돼 기성은행들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상반기 케이뱅크는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하반기에는 카카오뱅크가 IPO에 나서고, 제3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가 영업을 개시해 가계부문의 경쟁구도는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신평은 모니터링을 해야 할 업체로 씨티은행을 꼽았다. 소비자금융 출구전략을 펼치는 대신 기업금융 위주로 서비스를 재편하겠다고 밝힌 점에서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한신평은 △출구전략 추진범위와 시기 △기업금융 영업전략 등 영업기반을 위주로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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