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당대표에 문재인 의원이 선출되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신' 이미지를 벗어날지 주목된다.
노 전 대통령은 문 대표의 평생 동반자이자 '대권주자 문재인'을 만들어낸 모태와도 같은 존재다.
문 대표는 2002년 대선 때 노 전 대통령의 권유로 부산선대위 본부장을 맡아 현실 정치와 인연을 맺은 뒤 집권 후 청와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을 거쳐 참여정부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냈다.
문 대표가 스스로 죽기보다 싫다고 했던 여의도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도 노 전 대통령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야권 지지자들의 한풀이와 정권교체 열망이 '노무현의 친구'에게 모아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존재는 문 대표에게 홀로서기를 막는 족쇄로도 작용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패한 것도 '노무현 2기' 정권에 대한 보수의 불안감을 불식시키지 못한 데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당신(노 전 대통령)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 못하게 됐다"는 자서전 구절처럼, '노무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문 대표의 대통령 도전도 허무한 꿈에 그칠 공산이 크다.
문 대표가 대선후보로 반듯하게 서기 위해선 현실 정치인에게 대중이 요구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주문도 많다. 정치적 고비를 헤쳐 나갈 냉철한 상황판단능력과 지략을 겸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엄존한다.
문 대표는 대선 직후 NLL(북방한계선) 대화록 공방 때 원본 열람을 주장하는 자충수를 뒀고, 지난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 파동 때 매끄럽지 못한 처신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문 대표는 전대 레이스 막판인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당대표가 되지 않으면 그 다음 역할은 없다"며 정계은퇴의 배수진을 쳤다. 어렵사리 당대표가 돼 "세번의 죽을 고비" 중에서 첫 고비는 넘겼지만, 그 자신부터 바뀌지 않으면 마지막 3번째 고비인 총선도 기약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 경남 거제(62) ▲ 경남고 ▲ 경희대 법학과 ▲ 사법시험 22회 ▲ 법무법인 부산 대표변호사 ▲ 대통령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비서실장 ▲ 노무현재단 이사장 ▲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 19대 국회의원 ▲ 민주당 18대 대선후보 ▲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