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현대자동차그룹과 LG가 로봇사업의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미래 시장의 한 축으로 각광받는 로봇의 가능성을 확대해 지속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이 차별화 로봇기술 차별화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으로 전해진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로봇은 산업, 서비스, 의료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면서 시장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산업 로봇 시장이 올해 422억달러(약 48조5000억원)에서 2026년 753억달러 규모로 성장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비스로봇 시장의 성장도 가파르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서비스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110억달러(약 12조6000억원)에서 2023년 277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국내 주요 그룹사 중 현대차와 LG가 미래 로봇 시장을 향해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총수의 강한 의지가 사업의 속도를 끌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현대차와 LG의 미래 포트폴리오에서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현대차는 지난달 21일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인수를 완료했다. 정 회장이 직접 투자를 할 정도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봇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정 회장은 지나달 미국 출장길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 경영진을 만나 미래 전략을 공유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며 로봇사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보유한 물류 로봇, 안내 및 지원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등의 기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팩토리 등에서 시너지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는 서비스 로봇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국제로봇학회 ‘제18회 유비쿼터스 로봇 2021’에 참가해 실내외 통합배송 로봇을 처음 공개했다.

이 로봇은 실내 혹은 실외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4개의 바퀴를 갖춘 로봇은 바퀴 사이의 간격을 조절하며 지형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최적화된 주행모드로 이동한다.

LG전자는 로봇을 미래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호텔 솔루션, 병원 솔루션, F&B 솔루션 등 각종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로봇 기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초 미국 보스턴에 ‘LG 보스턴 로보틱스랩’을 설립했다. 이 곳에서 메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부 김상배 교수와 협업해 운동지능을 갖춘 차세대 로봇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김교수는 세계적인 로봇 권위자로 2012년부터 MIT 생체모방로봇연구소를 이끌며 4족(足) 보행 로봇인 ‘치타’시리즈를 개발했다.

LG의 로봇사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이 ‘새로운 도전 시도’를 꾸준히 강조하면서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의 틀과 방식을 넘는 새로운 시도가 작지만 중요한 차이를 만들고 비로소 고객 감동을 완성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