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한국의 외국인 국내직접투자(FDI) 및 내국인 해외직접투자(ODI)와 관련된 양적·질적 지표가 주요국에 비해 크게 저조한것으로 나타났다. FDI가 고용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세·규제 경쟁력을 강화해 투자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5년간(2015~2019년) 한국과 G5의 FDI와 ODI지표를 비교‧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순FDI비율 은 기간 중 평균 -1.7%로 G5 평균인 -0.3%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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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하얀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는 경제규모를 감안했을 때 한국이 G5(평균)에 비해 ‘내국인 해외직접투자’가 ‘외국인 국내직접투자’ 보다 과도하게 많았음을 의미한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순FDI비율 변화를 200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 한국의 순FDI비율은 △-0.9%(2005~2009년) △-1.5%(2010~2014년) △-1.7%(2015~2019년)으로 점차 하락해 투자역조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비해 G5는 △-1.1%(2005~2009년) △-0.7%(2010~2014년) △-0.3%(2015~2019년)로 순FDI비율이 개선되는 추세다.
FDI‧ODI의 질적 평가를 위해 ‘그린필드형 투자’ 지표를 비교‧분석한 결과, 한국은 최근 5년간(2015~2019년) 그린필드형 FDI가 직전 5년 대비 16.8% 감소했다. 반면 그린필드형 ODI는 직전 5년 대비 6.9% 증가했다. 통상 그린필드형 투자는 공장 등 생산설비를 신설‧확장하는 투자로서 고용창출 등 경제적 기여가 높은 투자로 분류된다. 한국과는 반대로 같은 기간 G5의 그린필드형 FDI는 31.6% 증가했고, 그린필드형 ODI는 △2.5% 감소했다.
한경연은 "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생산시설투자는 줄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는 늘어났다"며 "FDI‧ODI의 질적 악화로 국내 고용 감소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AT커니가 조사한 FDI 신뢰지수를 살펴보면 한국의 FDI 유치 경쟁력은 주요 25개국 중 21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FDI 신뢰지수는 조세제도, 혁신역량 등 19개 주요 FDI 결정요인을 종합하여 수치화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국가의 FDI 투자매력이 크다는 의미다.
한경연이 FDI 신뢰지수 구성항목 중 중요도가 높은 5개 부문을 별도로 구분해 한국과 G5 국가간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인프라경쟁력과 혁신역량은 비교우위에 있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조세경쟁력 △규제경쟁력 △시장개방도는 비교열위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2018~2020년) 평균, 한국의 법인세 유효세율은 27.3%로 G5 평균(22.6%) 보다 높아 기업의 조세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세수입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15.7%로 G5 평균(6.9%)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한국과 G5의 규제수준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기업·투자 규제수준이 6개국 중 가장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코넬대학교가 2020년에 발표한 규제환경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규제경쟁력은 68.2로 G5 평균(88.2)을 하회했다. OECD의 FDI 규제지수에서도 한국의 FDI 규제강도는 0.135로 G5 평균(0.05)에 비해 2.7배 높았다.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시장개방도도 한국에 대한 FDI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헤리티지재단이 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시장개방도는 66.3으로 G5 평균(76.8)을 하회했다.
한편, 한국의 인프라와 혁신역량은 G5와 비슷한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WEF가 2019년에 발표한 한국의 인프라지수주7)는 92.1로 G5 평균(90.0)을 상회했다. 한국의 혁신역량지수주8)는 79.1로 G5 평균(80.9)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한국은 G5 등 주요국과 달리 FDI의 양적‧질적 지표가 악화되면서, 경제에 좋지 못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조세‧규제경쟁력 제고 등을 통해 FDI를 확대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 창출, 생산성 향상 등 경제모멘텀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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