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온라인 유통플랫폼에서의 위조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서는 관련 법 조항이 없어 손을 못 대는 상황으로, 법적근거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5년간 특허청이 적발한 위조상품이 무려 82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원제품을 모방해 진짜 제품인 것처럼 만드는 이른바 ‘짝퉁’상품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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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플랫폼에서 위조상품을 구매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누리꾼 블로그 게시글(왼쪽)과 맘카페 댓글./사진=인터넷블로그 및 맘카페 캡쳐 |
이소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의왕·과천시)가 특허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위조상품을 단속한 결과, 압수된 물품은 825만 2928점으로 정품의 가액만 1641억 3000만원에 달했다.
품목별로는 의류가 59만 4076점으로 가장 많았고, 화장품이 49만 2804점, 가방류가 3만 6868점, 장신구류 3만 6088점, 신발류 2만 7936점, 시계류 2168점 순이었다.
정품가액별로는 가방류가 557억 9000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의류 334억 7000만원, 장신구류 152억 6000만원, 시계류 100억 9000만원, 신발류 61억 8000만원, 화장품류 8억 307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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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청이 압수한 위조상품./사진=이소영 의원실 제공 |
특허청 관계자는 “지난 2019년까지 'K-뷰티' 열풍 등으로 화장품류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흐름이, 최근 온라인 거래 활성화로 명품 의류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지금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규민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성)이 특허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온라인유통플랫폼에서 적발된 위조 상품은 쿠팡 7128건, G마켓 251건, 11번가 250건, 인터파크 246건, 옥션 199건 등으로 오프라인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짝퉁’ 거래가 문제가 되자 각 유통플랫폼들은 소비자 피해 구제책을 마련했으나,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11번가는 제휴 브랜드와 아닌 경우로 보상에 차이를 뒀으며, G마켓과 옥션은 해외 직구 명품상품에 대해서만 `위조품 보상제`에 대해 공지했다.
오픈마켓은 판매업자가 아닌 중개업자인 이유로, 짝퉁 판매의 처벌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에서는 상품을 부풀리는 과장광고나 허위광고 등 기만적 광고에 대해서는 제재조치를 하고 있으나, 위조상품과 관련해서는 법 조항이 없어 현재 손댈 수 없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위조상품은 관세청에서 통관 검사를 하고 있고, 이밖에도 특허청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단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공정거래질서와 관련한 법 위반 행위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준사법기관인 공정위가 허위·과장 광고는 되고, 위조상품은 제재 못한다는 사실이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앞으로 온라인 비대면 거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결코 작지 않은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현재 특허청이나 관세청, 지자체에서 행정명령 등을 통해 단속하고 있긴 하나, 이는 매우 수동적인 것”이라면서 “보다 근본적인 위조상품 판매 방지를 위해, 공정위가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구자근 국회의원(국민의힘, 경북 구미)도 “최근 국내 한 대형 온라인유통플랫폼에 대한 3년간 특허청 ‘수사 착수’ 건은 2018년도 2건에서, 2020년도 65건까지 증가했고, 올해 5월에는 44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이러한 수치는 2020년 기준으로 약 32배, 올해 5월 기준으로도 22배 증가한 셈으로, 연말까지 5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대형 유통업체에서 디자인권 등을 침해하는 사례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제도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위조품 판매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하고, 상품판매자와 중개자가 위조품 유통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등, 적절한 규제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통 공룡의 일탈로 피해를 입는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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