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국민의힘 의원, 해운업 붕괴 따른 해상 물류대란 심화 우려…청와대 등에 조치 촉구
부산·여수·광양·목포·인천 등 지역경제 침체 위기…선박기자재 비롯한 부대산업에도 악영향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이제서야 겨우 어려움을 벗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는 글로벌 해양강국을 건설하려는 우리 경제와 해운산업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일이 될 것이다."

15일 한국해운협회에 따르면 김도읍·김미애·김희곤·박수영·백종헌·서병수·안병길·이주환·이헌승·장제원·정동만·조경태·하태경·황보승희 등 14명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2009년부터 10년간 동남아 취항선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적자운항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동남아 항로를 운항하는 국적 12개·해외 11개 선사에 총 8000억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한-일 및 한-중 노선에도 이를 적용한다면 컨테이너선사들은 최대 2조원 이상의 폭탄을 맞게 된다"면서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컨테이너항만 전경/사진=인천항만공사


특히 "외국선사들은 운임공동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코리안 룰'을 벗어나기 위해 국내항로를 기피하고, 국내 선사들은 보유 선박을 매각하는 등 해상 물류대란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공정위는 해운산업에 대한 부당심사를 철회하고, 해양수산부는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며 "청와대도 국가기간산업인 해운 재건의 불씨를 되살리는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공정위 사무처는 2003년부터 2018년까지 해양수산부에 신고한 해운기업의 공동행위가 19건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동남아항로 사업자 등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관련 매출의 8.5~10%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 및 고발조치를 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업계는 지난 15년간 19회에 걸쳐 신고를 했고, 나머지 122건은 신고한 운임을 하회했기 때문에 신고대상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해운기업 공동행위는 해운법에 따라 정당성을 확보했고, 문제가 있으면 주관부처인 해수부와 우선 협의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국내 항구도시들에서도 과징금 부과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묶였던 물동량이 풀리면서 해상운임이 치솟고, 글로벌 선사들이 한국을 '패싱'하는 등 수출입을 위한 배를 구하기도 힘든 실정에서 천문학적인 과징금 때문에 컨테이너선사들의 경쟁력이 저해된다는 것이다.

   
▲ 공정위 엠블럼/사진=공정거래위원회


부산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는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해운산업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 부족에 비롯된 것"이라며 "국적선사들이 임시선박을 투입하는 등 재건의 토대를 마련하는 상황에서 업계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고 설파했다.

또한 "경영여건이 열악한 중소선사들은 도산의 위기로 내몰리고, 해운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선용품·선박기자재·급유·고박·예선·도선을 비롯한 부대산업에도 파급효과가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해운업이 무너지면 부산 지역경제를 넘어 국가경제가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여수·광양권 해양협회 역시 "우리나라는 불과 4년전 정부의 오판으로 국내 1위·세계 5위의 한진해운을 파산시킴으로써 대량실직이 발생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며 "이번 천문학적인 과징금 부과는 국내 제2의 컨테이너항만인 여수·광양항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목포항발전위원회와 목포상공회의소 등도 "공정위 사무처의 잘못된 판단으로 해운업계 뿐만 아니라 목포지역 해운·항만 및 수출입기업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면서 "역사적으로도 해운기업의 공동행위는 공정거래법이나 독점금지법 적용대상이 아니고, 세계 각국에서도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안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인천항발전협의회와 인천상공회의소 등은 "해운시장은 국제경쟁에 완전히 노출된 자유경쟁 시장으로 평가되며, 운임은 국제적인 선박 공급과 화물 수요에 의해 자유롭게 형성되기에 담합의 경우가 국내 상황과 다르다"며 "공정위가 최근 5년간 기업들에게 총 3조19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가 행정소송 패소로 37%를 돌려주는 등 재량권 남용에 대한 개선도 시급하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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