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금융사 '부분인수' 관심 여전…상반기 실적 선방기대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출구전략이 장기화되면서 표류하는 모습이다.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후 내부 실사를 펼치고 있지만, 인수조건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고용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씨티은행이 이해관계자들과 통매각·분리매각·단계적 폐지 중 이상적인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가운데, 구체적인 실행방향은 다음달께 나올 거라는 후문이다.

   
▲ 한국씨티은행 본점 사옥 / 사진=한국씨티은행 제공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전날 오후 직원들에게 보낸 'CEO 메시지'에서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고 현재 인수의향을 보인 회사들의 실사가 진행 중"이라며 "우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잠재적 매수자들의 실사를 지원하면서 긍정적 결과 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실사와 이사회, 금융당국과의 협의 등 일정에 따라 출구전략의 구체적인 실행 방향은 오는 8월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당초 씨티은행은 이달 중 통매각, 분리매각, 단계적 폐지 중 최종안을 확정짓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대내외 일정 등이 발목을 잡으면서 최종안 발표를 다음달로 미루게 됐다는 설명이다. 

유 행장은 "소비자금융 출구전략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책임을 다해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해 주시는 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저와 경영진은 직원 여러분과 고객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불확실한 상황이 장기화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련의 출구전략 과정에서 노동조합과 협의하고 진행상황을 여러분과 공유할 것"이라며 "여러분들의 걱정과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씨티은행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금융회사들은 4곳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금융사들은 지난달 씨티은행이 개방한 가상데이터룸을 통해 은행 현황을 들여다보는 실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자산관리(WM)나 신용카드 사업부의 부분 인수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직원 고용승계에 대해선 대부분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씨티은행은 코로나19와 소비자금융 철수 선언 등의 악재에도 올해 상반기 실적이 선방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 행장은 “지속되는 코로나 상황과 소비자금융 출구 전략을 추진하는 어려운 영업 환경 하에서도 소비자금융과 기업금융은 수익과 비용 측면에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문별로 소비자금융은 출구전략 여파에도 고객 수가 안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금융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비즈니스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의 실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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