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20일부터 예결위 가동...늦어도 23일 추경 처리 목표
전국민 재난지원금 두고 여야정 모두 딴목소리, 난항 예고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회가 오는 20일부터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대로 편성된 33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한 본격 심사에 돌입한다. 여야가 23일 처리를 목표 시한으로 못 박은 가운데,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여야정 대립은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당이 전국민 지급을 당론으로 정한 만큼 정부와 야당의 동의를 끝내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단독으로 추경안을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20~21일 예결소위 심사를 거쳐 이르면 22일 추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의결된 추경안은 늦어도 23일까지 본회의에서 통과한다는 게 지난 5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의 합의 사항이다.

   
▲ 김부겸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쟁점은 역시 ‘지급 범위’다. 당초 당정은 ‘소득 하위 80% 대상, 1인당 25만원 지급’을 큰 틀로 재난지원금 예산에 합의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4차 대유행이 발생하자 민주당은 지난 13일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이어 14~15일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여당은 김부겸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반면 김 총리와 홍 경제부총리 등 정부는 소득하위 80%를 대상으로 한 재난지원금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 김 총리는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5분위(소득 상위 20%)는 오히려 소득이 늘고 부채도 줄었다”며 전 국민 지급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다만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결정해오면 정부로서는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여지를 남겼다.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의 결정을 사실상 국회로 넘긴 셈이다.

당정은 이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도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 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지급 여부와 맞물린 '신용카드 캐시백', 국채 상환 여부 문제도 협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에 대한 집중지원을 요구하면서 추경안의 주요항목 삭감을 예고했다. 결국 여야정 모두 추경안을 두고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이번 추경안 심사 및 처리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우선 민주당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관철시키기 위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최소한 1조 원 증액해 전 국민에게 재난 지원금을 지급하는 복안을 꺼내들었다. 증액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경 항목 중 국채 상환 예산 2조원을 재난지원금으로 돌리자는 주장도 있다. 

또 1조1000억원 규모로 책정된 소득상위 20%를 위한 '신용카드 캐시백' 예산 용도 변경도 추진 중이다. 다만 캐시백 예산 1조1000억원의 사용처를 두고서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예산에 충당할 것인지, 소상공인 지원에 활용할 것인지를 두고 당내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5일 오전 국회 회동에서 23일까지 2차 추경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여야 수석부대표가 지난 5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여권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강경 기조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곳간 지기'인 홍 부총리는 한정된 재원을 감안할 때 전 국민 재난 지원급 지급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국회가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합의해도 이에 반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코로나19 취약계층인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단 방침이다. 

'선심성 단기 알바'로 규정한 일부 일자리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방역 강화로 인해 사업 취지가 퇴색된 소비쿠폰 발행, 신용카드 캐시백 등의 재원부터 자르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최소한 3조원 가량의 예산을 추가 확보할 수 있으며, 이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지급을 늘리자는 주장이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금을 상향한 뒤에야 논의가 가능하다는 방침이다. 다만,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검토할 수 있다는 합의를 한 만큼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여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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