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업 독립조직(CIC) 구성…식품 시너지도 기대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CJ제일제당이 생명과학정보 기업 ‘천랩’를 인수하고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기술 개발에 나선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사람의 몸속에 존재하는 수십 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일컫는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1일 천랩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983억원으로, 천랩의 기존 주식과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를 합쳐 44%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천랩은 같은 날 이사회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의결하고 공시했다.

   
▲ CJ제일제당 로고/사진=CJ제일제당 제공


천랩 인수로 CJ제일제당은 그린-화이트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CJ제일제당 미생물·균주·발효 기술에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석·물질발굴 역량과 빅데이터를 접목한다. 차세대 신약 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유용한 마이크로바이옴은 진단·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등의 분야로 확장 적용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몸무게 70㎏ 성인 한 명이 약 38조 개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종류를 선별해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건강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소화를 원활하게 하고, 콜레스테롤·혈당 수치 조절과 뇌신경 전달물질 생성에 도움을 준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은 아직 시장 초기 단계이다. 현재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 받는 미국 세레스(Seres)사가 FDA임상 3상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건강사업을 독립조직(CIC)으로 구성했다. 레드바이오와 건강사업간 시너지를 내고, 역량을 강화한다.

천랩은 2009년 설립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에 특화된 전문기업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류 기술 및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다. 병원 및 연구기관과 다수의 코호트 연구(Cohort, 비교대조군 방식 질병연구)도 하고 있다. 보유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실물균주는 5600여 개로 국내 최대 규모다. 신약 관련 미생물 데이터 분석능력 및 기초연구 단계에서 강점이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외부 투자와 협업을 지속해 왔다. 2019년 마이크로바이옴 벤처기업 고바이오랩에 투자했고, 올 상반기에 천랩 아주대의료원 마이크로바이오틱스와 공동연구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기술로 여겨지고 있어 천랩 인수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전략적 투자”라며, “그린바이오와 고부가가치 화이트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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