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메달 목표에 처음부터 비상등이 켜졌다. 한 수 아래라고 여겼던 뉴질랜드와 첫 경기를 내줘 8강행에 경고음이 울렸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22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뉴질랜드에 0-1로 졌다. 조 최약체로 꼽힌 뉴질랜드에 일격을 당한 한국은 남은 루마니아, 온두라스전을 상당한 부담을 안고 치르게 됐다.

한국은 황의조를 최전방에 두고 권창훈, 이강인, 엄원상을 2선에 배치했다. 원두재와 김동현이 중원에서 공수 조율을 맡고 포백은 강윤성, 정태욱, 이상민, 이유현으로 구성했다.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뉴질랜드는 와일드카드 공격수 크리스 우드를 전방에 배치해놓고 5백으로 두텁게 수비를 구축해 버티기로 맞섰다.

전반 한국이 일방적인 공세를 퍼붓고도 골을 넣지 못했다. 전반 20분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 혼전이 벌어졌을 때 권창훈이 좋은 찬스를 잡았지만 슛 타이밍이 한 발 늦어 골키퍼가 쳐냈다. 전반 40분에는 엄원상의 크로스를 황의조가 머리로 정확하게 슛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주심이 뉴질랜드의 다소 거친 플레이에도 파울을 주지 않자 한국 선수들은 위축된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을 득점없이 마쳤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13분 엄원상, 권창훈, 이강인을 한꺼번에 빼고 이동준, 송민규, 이동경을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한국은 스피드와 개인기로 뉴질랜드의 밀집수비를 뚫어보려 했지만 번번이 수비에 걸리거나 멀리서 때린 슛은 부정확했다.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던 중 뉴질랜드에게 먼저 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24분 뉴질랜드 벨의 중거리 슈팅이 정태욱 발에 맞고 골문 쪽으로 향했다. 문전 쇄도하던 우드가 이 볼을 잡아 편안하게 골을 터뜨렸다. 벨의 슈팅 순간 우드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득점으로 인정됐다.

졸지에 리드를 빼앗긴 한국은 만회를 위해 총력전을 폈다. 하지만 체력이 고갈된 황의조의 움직임이 둔해져 전방에서 고립돼 찬스를 제대로 엮지 못했고, 이동준 등의 의욕을 앞세운 공격은 뉴질랜드의 촘촘한 수비에 자꾸 걸렸다. 태극전사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뉴질랜드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