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공생하지 않으면 인류는 공멸하고야 만다'는 절박함이 국가, 기업, 시민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있다."
'ESG경영'에 주력하고 있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발간한 그룹 '2020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ESG경영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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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KB금융그룹 제공. |
"과거 ESG가 직원·주주·고객이 함께 협력하고 성장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ESG는 여기서 더 나아가 사회와 환경까지 존중하고 배려해 함께 동반성장하는 것"이라는 윤 회장의 ESG경영 철학이 이번 보고서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윤 회장이 ESG경영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9일 열린 2021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도 "환경과 사회, 주주 및 고객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ESG경영을 한 층 업그레이드 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미 세계적인 경영 화두로 자리잡은 ESG경영에 대한 고객과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이를 반영해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는 윤 회장의 이 같은 ESG경영 철학과 신념을 바탕으로 ESG경영 중장기 로드맵인 'KB 그린 웨이브(GREEN WAVE) 2030'을 추진중에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5%로 감축하고, ESG금융상품을 50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달에는 탄소중립 전략인 'KB 넷 제로 스타(Net Zero S.T.A.R.)'도 수립했다. 이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기여하고, 파리기후협약의 적극적인 이행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 그룹 내부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2040년까지 제로(0)로 달성하고,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은 2050년까지 제로로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배출량은 그룹사가 대출 또는 투자한 기업의 탄소배출량을 의미한다.
KB금융은 특히 기후변화 이슈에 따른 재무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출, 회사채, 주식 등 주요 자산군의 업종별 위험과 노출도를 파악하고 이를 투자 및 대출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있다.
가령, 대표적인 화석연료 산업인 발전·에너지 업종은 '집중관리 섹터'로, 철강, 석유화학 등 고탄소 배출 업종은 탄소배출 및 산업계 노력 정도에 따라 '유의 섹터' 또는 '관심 섹터'로 지정하는 식이다.
탄소 배출량의 객관성을 위해선 글로벌 표준을 제시하는 탄소회계금융협회(PCAF)와 과학적 기반의 감축 목표인 이니셔티브(SBTi) 방법론을 적용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KB금융이 기업의 탄소 배출량도 공개했다.
KB금융 계열사들이 대출해 줬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함께한 기업에서 지난 1년간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총량은 약 2676만톤(tCO2eq)이다. 이를 2050년까지 0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있는 그대로 공개한 것은 탄소 감축과 이와 관련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강한 자신감과 의지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 기조는 확대될 전망이며, 기업의 탄소배출권 부담금 증가 등 환경 부담 가중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의 이행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재무적 영향을 파악하고, 여신심사, 신용평가와 같은 의사결정에 적용하는 등 다양한 이행방안을 모색중이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보고서에서 "기업을 둘러싼 지형도 많이 바뀌고 있다"며 "기업은 고객이 없으면 성장할 수 없고, 지역사회가 없으면 상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최근 기업 주변에 매섭게 부는 ESG 열풍에 더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라는 일침으로 느낀다"며 "고객의 행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KB가 기업시민이자 금융회사로서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