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3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제시한 '기본소득' 재원마련 방법과 관련해 "조세재정의 운용원리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차마 입 밖에 꺼낼 수 없는 아마추어적 주장"이라고 깎아내렸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를 탓하기 전에 주변의 정책 참모들을 꾸짖고 싶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의 예산절감안에 대해 "한두 푼도 아니고 무려 25조원이다. 무엇을 어디서 줄이겠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말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는 매년 25조원을 낭비하는 정부가 돼버린다"고 지적했다.
|
|
|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3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재원마련 방안에 대해 '아마추어'라고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5일 열린 2차 TV토론회 발언 모습./사진=유튜브채널 'JTBC News' 영상캡처 |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복지정책을 깡그리 뒤엎지 않고서는 25조원이나 되는 천문학적 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를 승계하자는 건가, 갈아엎자는 건가"라고 작심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가 조세 감면 축소를 통해 기본소득 지급을 위한 예산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주장한데 대해서도 "조세감면의 의미를 아냐"고 직격했다.
그는 "조세감면의 대부분은 서민, 중소기업, 연구개발, 고용과 관련된 항목이다"며 "고용과 서민에 관련된 재정지출뿐만 아니라 조세지출도 늘려야 하는데 그 예산을 삭감하겠다니 공정성장 주장은 폐기하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재원부족분은 '국토보유세'와 '탄소세'를 신설해 충당할것이라는 주장에는 "과도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발생하는 지대에 대해 세금을 걷겠다는 것이 국토보유세이고, 탄소중립 사회를 위해 탄소배출량에 세금을 부담토록 하겠다는 것이 탄소세"라며 "두 정책이 다 안착하면 세수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두 재원으로 기본소득을 나눠 주려한다니, 정책목표는 실패해야 가능하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기본소득 주자고 정책실패를 기다려야 하나"라며 "이 후보의 재원마련방안은 자기모순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지사는 자신의 공약중 하나로 '기본소득'을 언급하면서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연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관련 재원마련 방안으로는 예산절감 25조, 조세감면 축소 25조원을 제시했고 부족분은 국토보유세와 탄소세를 신설해 마련하겠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