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8세 딸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도록 한 20대 부모가 징역 30년을 선고 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형사15부는 지난 22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A(28·여) 씨와 B(27·남) 씨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판결문을 보면 A씨는 옷을 입은 상태로 거실에서 소변을 보자 속옷까지 벗기고 찬물 샤워를 시킨 후 2시간 가량 물기를 제대로 닦지 않고 방치했으며, B씨 역시 화장실에서 쓰러져 움직이지 않는 C양을 목격했음에도 아들(9)과 거실에서 모바일 게임을 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이들 부부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으며, 이들 부부는 지난 3월2일 인천 중구의 한 빌라에서 C양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바 있다. 또한 법정에서 학대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성은 전면 부인했다. 대·소변을 먹인 정황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C양은 얼굴·팔·다리 등 신체 곳곳에 멍 자국이 있었으며, 몸무게가 13kg(키 110cm)에 불과할 정도로 야윈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망 전까지 기저귀를 착용한 정황이 발견됐으며, 사망 이틀 전에도 A씨가 밥과 물을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영유아 보호시설에 맡겨진 피해자를 2018년 1월 귀가시킨 뒤 3년간 강도를 높여가며 체벌과 학대를 하고, 제한적으로 물과 음식을 제공하는 등 영양 불균형 등으로 사망케 했다"면서 "피고인들은 훈육이었다고 주장했으나, 학대 강도 등으로 볼 때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부모로부터 제대로 사랑받지 못한 피해자가 느꼈을 고립감·공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을 것"이라며 "범행 경위 및 기간 등을 보면 피고인들의 죄질은 극도로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C양과 아들을 낳았으며, SNS를 통해 알게 된 B씨와 2015년부터 동거를 하다가 전 남편과 이혼한 뒤 2017년 결혼했다. 이들은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하며,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도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