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압박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인텔과 대만 TSMC가 공격적인 행보를 지속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가 목표인 삼성전자는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텔은 26일(현지시간) ‘인텔 엑셀러레이티드’ 웹 캐스트를 통해 공정 및 패키징 혁신 로드맵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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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사진=삼성전자 제공 |
인텔은 이 자리에서 새로운 트랜지스터 아키텍처인 리본펫과 업계 최초 후면 전력 공급 방식인 파워비아를 소개했다. 또 하이 NA EUV라 불리는 차세대 극자외선 리소그래피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펫 갤싱어 인텔 CEO는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공정 성능 리더십으로 가는 확실한 길을 모색하기 위해 혁신 로드맵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10년 만에 설계에 변화를 준 ‘20A’를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또 20A를 넘는 인텔 18A는 2025년 초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며, 현 세대의 EUV를 뛰어 넘는 업계 혁신의 성공을 확보하기 위해 네덜란드 ASML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텔은 퀄컴과 아마존을 신규 파운드리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의 큰손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업계는 향후 미칠 파장을 주목하고 있다.
TSMC의 움직임도 빠르다. 외신 등에 따르면 류더인 TSMC는 회장은 주주들에게 주요 고객사가 있는 독일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는 문제에 대한 진지한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일본 공장 신설과 관련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조사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파운드리 라인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TSMC는 지난 4월에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3조원)를 투입하겠다는 장기 투자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점유율 55%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17%로 뒤를 쫓고 있다. 인텔이 본격 참전을 선언하면서 시장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고 있다.
업계에서는 선단공정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가 2023년 3나노 기반 제품 생산을 계획하는 가운데 인텔이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힐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 계획 지연 등 의사결정 속도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반도체 사업 전반에 터닝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8·15 특별사면 여부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투자 결정 등 삼성전자가 전열을 재정비하고, 다시 속도감 있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돌아오면 지난 2019년 발표한 ‘비전 2030’과 같은 파격적인 성장 전략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를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속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며 “부담이 큰 투자계획 등을 이끌고 갈 수 있는 의사결정권자의 부재가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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