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상반기 모두 역대급 실적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낸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은행들의 이자수익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 (왼쪽부터)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사진= 각 사 제공.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조3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에서도 5대 지주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4743억원, 2조4438억원, 1조7532억원, 1조4197억원, 1조28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6%, 35.4%, 30.2%, 114.9%, 40.8% 성장한 규모다.

지주사들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은 은행을 중심으로 한 이자이익이 급증한 데다 증시 호조 등의 영향으로 비은행 부문의 수익이 동시에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시장금리 인상과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이 개선되며,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20조4494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예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여러 차례 보내면서 시장에선 이르면 당장 다음 달부터 늦어도 내년 초까지 0.25%포인트씩 최대 두 차례의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통상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후 은행들이 즉시 금리를 올려왔던 과거 패턴을 고려했을 때 금리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은행의 이자이익 급증이 하반기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금리가 인상되면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 빚은 지난 1분기 1765조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구매와 전세 수요가 지속되면서 큰 폭으로 늘어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가계 빚을 견인하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 더욱 취약한 취약계층과 자영업자들의 채무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계의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부담도 확대되면서다. 대출금리가 1% 포인트 인상되면 이자는 약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