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들어 중국정부의 규제 리스크가 상승했다는 판단 속에 중화권 주식시장 내 외국인들의 투자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화권 증시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국내 주식시장 특성상 오는 10월 중국 정치국회의가 개최되는 시점까지 국내 주식시장 내에서 '중국 리스크'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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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등 국내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들이 이달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코스피는 지난달 25일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3200선 박스권 안에서 진동하며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달 들어서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상당폭 감소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눈에 띄었다. 외인들은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 390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특히 대장주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매도하며 지수 전체를 압박했다.
외인들의 투자자금 이탈은 비단 국내 증시에 한정되는 사항은 아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4일 신규 사업자 허가 금지 등 사교육 규제 정책을 내놓고 뒤이어 26일엔 자국 음식배달 산업에 배달원 최저임금 보장을 담은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투자시장이 요동쳤다.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는 지난 26~27일 양일간 2~3%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무려 4조 3000억위안(약 761조원) 이상 날아갔다. 홍콩 증시 역시 이달 들어 12% 가까이 급락했다.
국내 증시는 미국 뉴욕증시의 영향도 강하게 받지만 중국 지수와의 상관성 또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중국 증시에서 돈을 빼내는 외인 투자자들의 경우 한국 시장에서도 같은 포지션을 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중국발 리스크는 한국 주식시장에도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중국 펀드들의 수익률도 심상치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증시가 급락한 지난 27일 중국 펀드의 일일 수익률은 –2.15%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차이나H레버리지2.0(-4.3%), 피델리티차이나컨슈머(-4.24%), 템플턴차이나드래곤(-4.17%) 등의 수익률이 특히 저조했으며, 중국 공모 펀드에선 이날 하루에만 53억원이 빠져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와 같은 흐름이 언제쯤 개선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중국 정치국회의까지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중국의 ‘신독점법’ 공표시기까지 약 3개월간은 정책 리스크가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의미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2021년 경제목표 중 하나로 플랫폼 기업 규제를 제시했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 강도가 약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제재 리스크는 ‘9부 능선’을 넘고 있으며, 3분기 말부터는 규제 노출 빈도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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