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vs 이낙연’ 국민의힘 ‘윤석열 vs 최재형’ 라이벌 구도 형성
같은 진영 내 대결이 더 큰 파장 일으켜...선거 이후 미칠 영향에도 관심
[미디어펜=조성완 기자]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여야의 대권 경쟁에서 ‘라이벌 구도’가 명확하게 세워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숙명의 라이벌은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판을 뒤흔드는 큰 요소였다. 특히 같은 진영 내에서의 치열한 경쟁은 당장 눈앞에 닥친 선거 그 이후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에서는 이 지사가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이 전 대표가 바짝 추격하면서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양측은 ‘탄핵’과 ‘백제’ 논란을 두고 연일 격렬한 공방을 벌이면서 말 그대로 뒤가 없는 ‘네거티브’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지지층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도 진행 중이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울산 광주 등을 찾았고 이에 맞서 이 지사도 30일부터 나흘 동안 대구 울산 부산 경남 전북 충청을 연이어 방문할 예정이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로 출마한 이낙연 전 당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사진=박민규 기자
국민의힘에서는 윤 전 총장이 지난 30일 전격 입당을 선언하면서 자연스레 최 전 원장과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현재 지지율은 윤 전 총장이 월등히 앞서지만, 그의 대체제로 평가되던 최 전 원장도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면서 승패 예측이 어려워졌다.

윤 전 총장이 야권의 대권주자 1위인 만큼 이를 뒤집기 위한 최 전 원장 측의 공세가 예상된다. 당장 경선룰을 두고 “가장 공정한 경선룰은 본선 경쟁력을 감안해서 하는 것(윤석열)”, “일반 국민들의 참여비율 높이는 것이 특정후보에게 유불리로 작용할 수 있다(최재형)” 등 신경전을 시작한 만큼 향후 경선 과정에서도 치열한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경쟁이 빚어낼 결과와 그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드라마틱한 경쟁이 이어지면 본선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자칫 경선 과정에서 서로 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질 경우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국민의힘, 미디어펜

'숙명의 라이벌'로 거론되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평생의 동지이자 경쟁자의 삶을 살았다. 1987년 13대 대선에는 동반 출마로 인해 표가 분산됐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어부지리’를 얻었다. 이후 14대 대선에서는 양측이 경쟁이 지역간 대결로 확산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YS와 DJ는 모두 집권에 성공하면서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에 굵은 족적을 남겼다.

라이벌 간 갈등이 대선 이후에도 악영향을 미친 사례도 존재한다. 대표적인게 17대 대선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경선에서 맞붙은 이명박·박근혜 후보다. 서로를 향한 거친 공세는 이후 보수정당 집권 내내 당내 계파 갈등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의 라이벌은 이미 과열된 공세 수위로 인해 당 지도부로부터 수차례 ‘경고’를 받았다. 국민의힘의 라이벌은 이제서야 출발선에 나란히 서 엔진을 예열시키고 있다. 이들의 라이벌전이 차기 대선, 나아가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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