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전자가 내년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재출시를 저울질하면서 시장의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글로벌 TV 1위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에 진출하면서 관련 시장의 빠른 성장이 예상 가운데, OLED TV 주도권을 쥐고 있는 LG전자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배력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하반기 양산에 돌입하는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를 사용한 TV 신제품을 내년에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에서 QD-OLED TV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우선 인기가 높은 50~60인치대 제품을 우선 출시한 뒤 시장 상황에 따라 제품을 다양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RGB 방식의 OLED TV를 선보인 뒤 시장성 등을 이유로 후속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기술·가격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갔고, 자발광 프리미엄 TV 시장이 성장하면서 OLED TV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QD-OLED TV를 기존 QLED TV 상위 라인업으로 배치하고, 기술 우위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QD-OLED는 블루 OLED를 발광원으로 사용하고, QD 컬러필터를 적용해 색 재현력을 높인 자발광 기술이다. 픽셀별 제어가 가능해 블랙과 명암비에서 LCD 대비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QD-OLED TV와 함께 물량 공세를 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초기 QD-OLED 패널 생산량이 제한적이고, 가격과 수율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계획대로 QD디스플레를 4분기에 양산할 것”이라며 “생산 능력은 월 3만장 정도”라고 밝혔다.  추가 투 여부는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내년에 삼성전자가 선보일 QD-OLED TV는 기술 선도 제품으로, 제한적 판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제품에 대한 시장 평가와 판매 추이 등을 지켜본 뒤 신중하게 라인업 확대, 추가 투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OLED TV 시장 진입을 크게 경계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시장 확대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반기는 상황이다. LG전자는 글로벌 OLED TV 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 관계자는 “(경쟁사의 진입으로)올레드 TV 시장이 커지고 생태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LG전자의 확고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 지위를 유지하면 매출 확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OLED TV 시장은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트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OLED TV 시장 규모는 710만대로 전년 대비 80%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