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의 답답하던 타선이 드디어 터졌다. 다시 만난 이스라엘을 상대로 장단 18안타를 쏟아부으며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이스라엘을 11-1, 7회 콜드게임으로 눌렀다.

이로써 한국은 준결승에 진출,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3일 하루를 쉬고 4일 열리는 준결승에서 한국은 이날 오후 맞붙는 일본-미국전 승자와 격돌한다.

   
▲ 사진=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SNS


이스라엘은 앞서 조별리그 첫 경기 상대로 만나 연장 승부치기 끝에 6-5로 간신히 이겼던 팀이다. 하지만 이날은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타선이 시원하게 터진데다 마운드도 안정감을 보이며 콜드게임 승리를 낚았다. 아무래도 전날 열린 도미니카공화국전 9회말 역전 끝내기 승리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대표선수들의 사기가 올라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은 1회말 박해민과 강백호의 연속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잡고 이정후의 희생플라이로 가볍게 선취점을 냈다.

2회말에는 오재일의 안타에 이어 오지환이 투런홈런을 쏘아올려 3-0을 만들었다. 오지환은 조별리그 이스라엘전에서도 역전의 발판이 된 동점 투런홈런을 때리더니 이날도 기선제압을 하는 투런포로 '이스라엘 킬러'가 됐다.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선발 등판한 김민우가 4회초 2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하는 등 이스라엘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런데 5회초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물려받은 최원준이 제구 난조를 보이며 사구와 볼넷으로 만루를 채운 뒤 밀어내기 볼넷까지 허용했다.

3-1로 추격 당하고 2사 만루 위기가 이어지자 김경문 감독은 마운드를 급히 조상우로 교체했다. 조상우가 추가실점 없이 위기를 막아내자 5회말 한국 타선이 대폭발했다.

선두타자 오재일이 우전 안타로 기회를 연 후 대주자 김혜성으로 교체됐고 오지환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허경민의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가 유격수 쪽 행운의 내야안타로 연결되며 무사 만루 찬스가 엮어졌다.

여기서 황재균이 친 1루쪽 타구를 1루수가 홈 송구했으나 원바운드가 되는 실책이 나오면서 한 점을 얻었다. 상대가 흔들리자 박해민이 2타점 2루타를 때려 6-1로 점수 차를 벌렸다.

달아오른 한국 타선은 계속 몰아붙였다. 강백호의 2타점 적시타와 김현수의 투런홈런 등이 줄줄이 이어지며 4점을 더 뽑아 10-1로 멀리 달아났다.

승부는 이미 기울었고, 7회말 김현수의 2루타에 이은 김혜성의 적시타가 터져 11-1이 되면서 콜드게임이 선언됐다. 대회 규정상 7회 10점 차 이상이면 콜드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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