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안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싶었던 일본의 꿈이 깨졌다. 스페인이 연장 혈전 끝에 일본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스페인은 3일 일본 사이타마의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준결승전에서 전후반을 0-0으로 비긴 뒤 연장 막판 터진 마르코 아센시오의 천금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29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스페인은 결승에서 브라질과 격돌한다.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브라질은 멕시코와 연장까지 0-0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1로 이겨 결승에 선착해 있었다.

패한 일본은 3-4위전으로 밀려나 멕시코와 동메달을 다투게 됐다.

스페인과 일본은 대회 개막 전 평가전을 치른 바 있는데 1-1로 비겼다. 이런 호각지세는 이날 준결승에서도 이어졌다. 스페인이 볼 점유율을 높이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일본도 조직적인 수비로 버티며 매서운 반격으로 맞섰다. 전반 슈팅 수는 스페인 4개, 일본이 2개였으나 골과 인연은 없었다.

후반 들어 일본의 공세가 강화되던 중 스페인의 역습 과정에서 일본에게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메리노가 돌파해 들어가다 요시다 마야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요시다가 볼을 먼저 건드린 것이 확인돼 페널티킥은 취소되면서 일본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두 팀은 교체 카드를 써가며 한 골 싸움을 이어갔지만 골은 쉽사리 터져나오지 않았다. 기회는 스페인이 더 많았지만 협력 플레이 대신 개인기를 앞세운 공격과 슛으로 결정적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전후반 90분이 득점 없이 끝나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짧은 휴식일에 거듭된 경기로 양 팀 선수들의 체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그나마 교체 투입된 멤버들이 연장에서는 활발하게 뛰며 적극성을 보였다.

골이 나오지 않아 승부차기 분위기가 무르익던 연장 후반 종료 5분 전, 스페인이 기어이 골을 뽑아냈다. 아센시오가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볼을 잡아 반대편 골문을 향해 감아차기로 슛을 날렸다. 멋진 궤적을 그린 볼이 일본 골문 모서리로 빨려들어갔다.

막판 골을 내준 일본은 코너킥을 얻자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하는 등 동점골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스페인이 효과적인 수비와 볼 돌리기로 남은 시간을 보내며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