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기준금리 동결 점쳐,  '가계부채' 증가 우려

[미디어펜=김은영 기자]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결정에 관심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시장전문가들은 현행대로 기준금리 2.0%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 오는 17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날지 주목되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으로 기준금리가 2.0%로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뉴시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기준금리 결정의 향방은 가계부채의 한계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렸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동결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가계부채는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사상최대치인 106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가계부채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가계부채가 늘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로 인해 기준금리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판단하고 동결쪽에 손을 들었다.  

박성욱 금융연구소 박사는 "이번 달에는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우선 동결되는 가장 큰 이유로 드는 것이 가계부채"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가계부채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돈을 빌리는 부담이 덜어지면서 부채가 더 늘어날 확률이 크다"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효과가 미미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진성 우리금융연구소 실장도 "금리가 인하되면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금리를 조정한다는 것은 물가라든지 경제 성장 등의 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때 절실히 필요하다"며 "이미 금리인하가 2차례 진행됐음에도 정책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금리 인하보다는 동결 쪽을 점쳤다.

증권업계 전문가도 금리 동결에 한 표 던졌다. 다만, 가계부채를 고려할 때 동결보다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경제심리 회복이 느린데다 최근 자국의 통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글로벌 통화 전쟁 조짐까지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센터장은 "최근에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이 금리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달러 강세에다 여타 국가들의 통화가 약세로 움직이면서 환율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우리가 금리 인하를 동참하지 않으면 수출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인하에 대한 의견도 있다"고 금리 인하가 필요한 부분을 설명했다.

앞서 글로벌 선진국들은 이미 기준금리 인하를 시행했으며 지난해 아이슬랜드를 시작으로 지난 12일 스웨덴까지 18개국이 금리를 인하했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1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기존 2.50%에서 2.25%로 인하하며 글로벌 통화완화에 동참했고, 스위스는 스위스프랑의 절상을 막기 위한 환율하한선을 폐지는 물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 하기도 했다.

또, 중국 인민은행 역시 1년9개월 만에 지급준비율을 50bp 인하한다고 지난 4일 발표했다.

은 센터장은 "빚을 갚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기준금리가 떨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역시 하락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오히려 갚기가 편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 가계부채 측면에서 금리 인하가 돈을 빌리기 편한 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가계부채가 심각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금리 인상을 시작 할 것으로 보고 있고 글로벌 경기가 하반기부터 회복된다고 봤을 때 시중금리가 인상 될 수 있다. 이때 가계부채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는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