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에 기자회견…"노동자 생명 안전 지키는 건 정부 책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서울 종로구에서 수천명 규모의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경수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은 11일 오전 예정된 자신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거부하고 나섰다.

이에 법원은 심사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었던 오전 10시 30분 같은 시간에 서울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이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양 위원장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부에 의견서를 서면으로 제출했고, 변호인 또한 영장실질심사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 양경수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전국민노동조합연맹(민주노총)이 주도한 노동자대회와 관련해 조사 받기 위해 8월 4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해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박민규 기자
양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방역책임 전가, 민주주의 훼손, 노동자 문제의 외면을 방관할 수 없기 때문이고 법원에 출석해 구속영장의 적절성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당장 노동자들이 받는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 더욱 절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가만히 있으라는 권력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달 경찰로부터 3차례 출석 조사 요구를 받았으나 응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4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5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문자를 보내 "양 위원장 심문기일은 피의자, 변호인 모두 불출석해 열리지 않았다"면서 "향후 일정은 현 시점에서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