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철강업계 탄소중립 비용 380조 원에 육박... “산업계 의견 수렴 창구 마련돼야”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산업계의 비용 문제가 극복과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탄소중립위원회(이하 탄중위) 위원 구성에 있어서, 정부부처 인사 비중이 낮아, 산업계의 의견을 대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양금희 의원(국민의힘, 대구북구갑)이 탄중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탄중회 위촉직 위원 77명 중, 정부 부처의 추천을 통해 임명된 위원은 34명(44%)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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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윤순진 민간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
지난 5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한 탄중위는 김부겸 국무총리와 윤순진 민간 위원장, 18개 중앙행정기관의 장으로 구성된 당연직 위원, 기후변화·에너지혁신 등 분과별 위촉직 위원 77명 등 총 97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회 구성에 대해, 위원회 사무처는 “기후·에너지·산업·노동 탄소중립 관련 분야 전문가와 산업계·시민사회·청년 등, 각계 대표를 관계부처 등을 통해 추천받아 후보자(안)을 마련했다”면서 “청와대 제출 및 검토 후 대통령이 위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각 부처별 추천 인원 및 최종 위촉 위원을 확인한 결과, 위촉직 위원 77명 중 정부 부처 추천 인사는 34명으로 44%에 불과했다.
부처별로 살펴보면 ▲환경부가 14명 ▲산업통상자원부 9명 ▲중소벤처기업부 4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3명 ▲고용노동부·외교부·해양수산부 각 2명 ▲교육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 각 1명으로 총 34명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탄소중립시나리오를 작성하는 위촉직 위원 중, 절반 이상인 43명은 추천 루트 조차 확인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위원회의 시나리오 초안에 대해 산업계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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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석유화학 울산 고무공장./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
석유화학업계의 경우 현재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 소재 원료 확보를 위해, 20조 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오는 2026년까지 진행 중에 있다.
국가 전체 단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정점을 찍었으나, 석유화학 업계로 한정하면 당분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재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석유화학업계의 입장이다.
양 의원실에 따르면, 석유화학업계 연구용역 결과 원료 및 설비교체 비용이 최대 27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조차도 신재생에너지나 바이오 공급 설비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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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2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1차 그린철강위원회'에 참석한 (앞줄 왼쪽부터) 김연극 동국제강 사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김학동 포스코 사장, 최정우 한국철강협회 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민동준 연세대학교 부총장, 최진식 심팩 회장, 이세철 KG동부제철 대표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한국철강협회 |
철강업종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이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기술적용에 소요되는 비용은 109조 원이며, 기존 고로 전로 설비 매몰비용 36조 원, 신규전기로 투자비용 35조 4000억 원, 환원제를 유연탄에서 수소로 변경하면서 소요되는 환원제 비용 연간 33조 원, 전기로 가동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전력비용 2조 5000원 등이다.
더욱이 현 기술로는 전기로에서 자동차나 선박에 들어가는 고급 강판을 만들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조사결과에 대해, 양 의원은 “주력 업종인 두 업종 모두 현 수준에서 적용 가능한 기술과 벤치마크가 부재하다”면서 “또한 경제성 있는 대체 원료 확보가 어려우며, 기존 단지 포화에 따른 투자 부지 부족 등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이라는 방향성은 공감하나 연료 전환,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등 연구단계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고, 개발된 기술이 경제성을 갖고 상용화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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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금희 국회의원(국민의힘, 대구북구갑)./사진=양금희 의원실 |
아울러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무엇보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산업계 경쟁력이 약화 될 우려가 있는 만큼, 목표를 하달하기 보다는 국내 산업 여건에 맞는 유연한 계획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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